악재 겹친 현대엔지니어링, 5대 건설사 자리서 밀려나며 순위 약화재무 악화와 유동성 위기로 아이에스동서·중흥토건 대폭 하락법정관리 신청한 신동아·삼부토건도 경영 불안 영향으로 크게 밀려
국토교통부는 '2025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31일 공시했다. 이번 평가는 전체 건설업체 8만7131곳 중 신청업체 7만3657곳(84.5%)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표로 발주자가 적정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매년 공시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년 대비 두 계단 하락하며 5대 건설사 자리에서 밀려나는 뼈아픈 결과를 맞이했다. 10위권 내에서 유일하게 순위가 하락한 건설사이기도 하다. 2025년 시공능력평가액은 약 1600억원 늘었지만 악재가 겹쳐 신인도 및 경영평가 항목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곳은 아이에스동서다. 전년 21위에서 무려 37계단 하락한 58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유동성 악화와 투자자산 손실 등으로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졌고, 이로 인해 경영상태 평가 항목에서 큰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 상승, 높은 순차입금 의존도, 매출채권 비중 증가 등이 지적됐다.
중흥토건 역시 재무 안전성 문제로 26계단 떨어져 42위를 기록했다. 중흥토건은 상위권 중견사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2024년 영업손실 지속과 부채비율 대폭 상승으로 인해 재무 안정성이 크게 흔들렸다. 이로 인해 경영평점이 낮아지고 경영실적 평가액 비중이 줄어들면서 전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하락했다.
올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 중에서도 순위 하락이 이어졌다. 신동아건설은 전년 58위에서 68위로 10계단 하락, 삼부토건은 71위에서 78위로 7계단 하락했다. 두 건설사 모두 자본잠식과 구조조정 등 회생 이슈에 직면해 있었고, 실질자본금과 신인도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법정관리와 관련한 리스크는 평가 항목 중 경영 안정성과 직결돼 타격이 크다.
이런 가운데 워크아웃 절차를 진행 중인 태영건설은 오히려 순위가 상승하며 눈길을 끌었다. 전년 대비 5계단 올라 34위를 기록하며, 회생 국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능력 회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안정적인 수주 실적과 일부 자회사 정리, 유휴자산 매각 등 재무 개선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회생 절차 중인 기업이 순위를 끌어올리는 경우는 드물어 태영건설은 위기관리 역량을 입증한 이례적 사례로 평가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사 중 순위 변동이 가장 컸던 곳은 미래도건설이다. 전년 248위에서 무려 172계단 상승해 76위에 이름을 올렸다. 100위권 진입 자체가 대형 건설사로의 도약 가능성을 상징하는 지표로 여겨지는 가운데, 미래도건설의 급부상은 향후 성장 잠재력을 입증한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최근 3년간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합산·종합해 매년 산정하고 이를 7월 31일 발표한다. 결과는 8월 1일부터 1년간 적용된다. 발주자는 해당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조달청 유자격자명부제 및 도급하한제 등의 근거로 활용되고 신용평가 및 보증심사 등에 쓰인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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