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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오너 3세' 시대 연 HD현대···정기선 '구조개편·투자·승계' 새판짜기

산업 중공업·방산

'오너 3세' 시대 연 HD현대···정기선 '구조개편·투자·승계' 새판짜기

등록 2025.10.17 12:32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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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

30여년 만에 전문경영인 체제 종료, 오너 3세 경영 본격화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 내년 3월 대표이사 사임 예정

맥락 읽기

정기선 회장 취임은 단순 승계 아닌 경영 체제 대전환 의미

HD현대, 1988년 이후 소유·경영 분리 체제 유지

2021년 정기선 사장 취임 후 4년 만에 원톱 체제 구축

주목해야 할 것

조선·건설기계 등 핵심 계열사 합병 및 구조개편 가속화

AI·친환경 기술, 해외시장 확장 등 미래 성장동력 집중

미국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MASGA) 등 대규모 투자 추진

숫자 읽기

정기선 회장 HD현대 지분율 6.12%

부친 정몽준 이사장 지분 26.6%, 상속세 약 8000억원 추산

지주사-중간지주사 구조로 지배구조 효율성 과제 여전

반박

오너경영 전환에 따른 오너 리스크, 소액주주 우려 존재

지분 승계 과정 투명성 및 경영권 확보에 시간 필요

총수 일가 세습 경영 비판 여론 부담

HD현대 전문경영 체제→오너 '원톱 체제'신사업·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쟁력 재도약상속세 부담과 오너경영 비판 극복 '변수'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권오갑 회장 아래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던 HD현대가 '오너 3세' 경영체제를 본격화하면서 그룹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HD현대 오너가(家) 3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7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회장 자리에 올랐다. HD현대를 이끌었던 권오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권 명예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HD현대 대표이사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오너경영체제 복귀, 그 이상의 의미


이번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회장 취임은 HD현대그룹이 30여년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끝내고 오너 경영체제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승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HD현대그룹은 과거 1988년 정몽준 전(前) 회장이 제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계기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현재까지 전문경영인체제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아들인 정기선 회장이 HD현대 사장에 오른 이후 4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오너 '원톱 체제'를 구축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그룹 내 존재감을 키워가면서 '오너 3세' 승계 시점에 관심이 쏠렸다. 게다가 지난 2023년 연임에 성공한 권오갑 명예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라는 점에서 시점이 임박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왔다.

특히 올해 HD현대는 조선·건설기계 등 주력 사업에서 잇따라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는 등 그룹 구조개편에 속도를 냈다. 미국발(發) 무역 갈등과 중국발 공급과잉을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위기를 넘기고 기회를 잡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재계에서는 사업·지배구조 '대수술'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를 안정화하고 전사적으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오너 경영체제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정 회장은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는 물론,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 대표도 맡게 됐다.

잇단 사업개편 속 '역할론'···신사업 확대 과제도


'정기선 체제' 출범은 단순한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AI·디지털 혁신과 친환경 기술 확보에 집중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시장과의 협력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잇단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HD현대는 현재 강력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미 사업과 해외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향후 투자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정기선 회장의 리더십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올해 사장단 인사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조직의 혼선을 줄이고, 합병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단행됐다"는 인사 배경에서 정 회장의 역할론은 명확하다.

총수로서 정 회장에 대한 평가는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달려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추진하는 HD현대 역할론에 주목된다.

정 회장으로서도 가장 먼저 주력 사업인 조선 사업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구체화된 미국 시장 진출 기조 속에서 조선소 지분 매입부터 직접 건립까지 정기선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계속되는 인수설 속에서 HD현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진출에 적극적인 강력한 오너경영 체제 하에 미국 내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이미 승계를 마무리하고 현지 필리조선소를 통해 미국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그룹과의 '정면 대결'도 예상된다.

'글로벌 톱10'을 목표로 하는 통합 HD건설기계에서도 정 회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빠르게 조직을 안정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정 회장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 대표로 취임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건설기계의 양대 축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도 선제적으로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이후 건설기계 부문의 지배구조는 지주사 HD현대→중간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HD건설기계로 간소화된다.

소형모듈원자로(SMR)을 비롯해 수소,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정 회장은 조선업 기술혁신과 함께 신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특히 테라파워의 빌 게이츠 창업자와 지속적으로 회동하며 SMR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이 밖에 사촌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신사업의 성과도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는 조만간 각 사별로 인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후속 임원인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며, 새로운 임원진 구성이 끝나는 대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내년도 사업계획 확정 등 경영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상속세 8000억···'오너경영' 부정적 여론 바꿀 '정공법'


HD현대가 정기선 시대를 열고 본격적인 오너경영 체제의 닻을 올렸지만 '지분 확대'는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최상단 지주사인 HD현대 아래 중간지주사가 또 존재하는 '옥상옥'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며 지배구조의 비효율 문제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게 됐다.

현재 정 회장의 HD현대 지분율은 6.12% 수준이다. 지주사 출범 직후인 2018년부터 지분율을 늘려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부친인 정몽준 이사장의 보유 지분(26.6%)을 순조롭게 물려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 경우 상속세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재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에 지급하는 배당금 등을 활용해 정 회장이 경영승계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변경한 HD현대로서는 지분 승계까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총수 일가 세습 경영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소유경영 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오너 리스크'도 기업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 정 회장이 막대한 상속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수 지배주주 중심 경영 강화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후속 임원 인사와 이사회 구성에서 투명성 확보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회장은 신사업 발굴과 함께 신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지만, 계열사 배당금이 지분승계의 실탄이 되는 만큼 경영권 확보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너 경영체제의 부정적인 여론 속에서 정 회장이 어떻게 실질적 경영권을 넘겨받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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