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CEO 서밋, 글로벌 반도체 동맹 무대이재용·최태원과 차세대 HBM4 논의 기대글로벌 AI 칩 시장 주도권 확보 전쟁될듯
특히 AI 칩 시장을 주무르고 있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황이 15년 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될 예정임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AI 칩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동맹 구축을 공고히 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경제포럼인 'APEC CEO 서밋'을 개최한다.
이번 APEC CEO 서밋은 대한상의가 주관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의장을 맡는다. 글로벌 정상들은 물론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씨티그룹 등 기업 수장들까지 각국의 별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단연 젠슨황이다. 그는 엔비디아의 창업자 겸 CEO다. 창업 초기였던 1990년대 중반 한국 용산전자상가를 들러 제품을 홍보했던 그가 AI 황태자가 되어 한국 땅을 다시 밟게 됐다. 공식적으로는 15년 만에 방한이다. 15년 동안 그의 위상도 달라졌다는 얘기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AI를 중심으로 붐이 일고 있고 그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서 있다. 엔비디아가 AI 칩 최강자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AI 칩을 기반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의 동맹도 한층 더 돈독해지고 있다. AI 칩을 만들려면 HBM이 필수 부품이라는 점에서다.
젠슨 황의 방한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구체적인 젠슨 황의 동선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만남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AI 칩 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려면 그들은 서로가 필요한 관계다. 엔비디아는 HBM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반도체 기업들이 필요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들이 만든 HBM을 소화해줄 고객이 필요하다.
만약 이들끼리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현재 주류인 HBM3E(HBM 5세대) 보다도 다음 세대인 HBM4(HBM 6세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할 차세대 AI 칩인 '루빈'에 HBM4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에 대한 개발 현황, 생산 시점 등 제품과 관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비롯해 공급 안정성, 성능 향상, 가격 협상 등에 대한 세부 논의들이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엔비디아의 대부분 물량을 소화하며 밀접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9월 HBM4 개발을 세계 최초로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HBM 시장 초기 대응에 실기해 만회에 나선 삼성전자도 HBM4에 대한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를 본격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를 사로잡기 위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구애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엔비디아 역시 AI 칩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흡수하려면 HBM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및 데이터센터의 빠른 확장 전략을 위해 HBM4에 대한 초기 양산 시기 등을 조금 더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앞서 작년 말에도 젠슨 황은 SK측에 HBM4 출시를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구했던 바 있다. 이 밖에 엔비디아의 또 다른 핵심 분야인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에 대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젠슨 황의 개별 회동 여부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I 칩 시장에서의 주도적인 경쟁력을 가져가기 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이끄는 총수들과 만남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특히 차세대 칩을 위한 HBM4와 관련된 논의들이 오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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