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낸드 가격 상승세 이어져삼성전자와의 격차 3.5%p 축소솔리다임 기업용 SSD 성장세 주목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의 평균계약가격은 3~8%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올해 4분기는 이보다 더 오른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간 D램의 경우 AI 시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낸드 플레시는 공급 과잉 등으로 침체기를 겪어왔다. 그러다 최근 공급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완화와 빅테크사들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등 AI발 수요가 맞물리면서 살아나고 있다.
기업들도 이에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미국 샌디스크가 가장 먼저 10% 가격 인상 카드를 들고 나섰고, 미국 마이크론도 인상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낸드 업황 역시 AI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에 대한 수요도 늘었으나 공급 부족 및 납품시간 지연으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주문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의 회복 역시 모바일, PC 등 소비자용 SSD에 대한 수요보다는 AI 데이터센터 등 AI로 인한 기업용 SSD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이 크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반가운 얘기다. 자회사 솔리다임이 기업용 SSD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는 곳이다. 인수 당시 초기 비용과 침체된 낸드 업황 등으로 인해 솔리다임은 연간 적자를 지속하며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낸드 업황 개선과 함께 솔리다임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환골탈태하고 있는 모습이다.
솔리다임은 작년말 기준 83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022년 출범 이후 첫 연간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솔리다임은 올해 상반기도 13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바 있다.
낸드 업황의 개선 흐름을 반영하듯 기업들의 매출도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트렌드포스가 올해 2분기 집계한 바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낸드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8% 증가한 52억달러를 기록했다. AI 서버에 대한 기업용 SSD 수요 덕이다.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을 합산한 SK의 2분기 매출도 기업용 SSD 출하량 급증과 SK하이닉스 321L 낸드 플래시 대량 생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52.5% 급증한 33억4000만 달러였다.
SK하이닉스는 시장점유율에서도 크게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낸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2.9%로 1위를 차지했고 SK(SK하이닉스 및 솔리다임 합산)는 21.1%로 2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SK가 시장점유율을 1분기 대비 2분기에 많이 끌어올리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와 SK의 점유율 격차는 15.3%포인트(p)였지만 2분기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11.8%p로 줄었다.
SK하이닉스가 D램에 이어 낸드 시장에서도 왕좌 자리를 뒤흔들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이미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에서 이변을 일으킨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무려 33년간 유지해왔던 D램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았고 2분기도 1위를 지켜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추론용 시장 성장과 함께 HDD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공급 업체가 Seagate와 WDC 2강 체제로 제한적이어서 리드 타임(소요 시간)이 52주에 달하고 있다"며 "따라서 HDD 가성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쿼드러블레벨셀(QLC) SSD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QLC 공급 업체들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며 "공급 업체 중 솔리다임을 중심으로 QLC 비중이 가장 높은(올해 전망치 42% → 내년 전망치 51%) SK하이닉스의 수혜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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