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까지 선도···AI 메모리 리더십 굳힌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영업익 10조원 돌파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 급증

차세대 HBM4 본격 판매로 업계 1위 굳히기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인 HBM4를 올해 4분기부터 출하해 내년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인한 HBM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해 AI 메모리 시장의 리더십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올해 3분기 매출액 24조4489억원, 영업이익 11조3834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2% 늘었다.

특히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2분기 매출액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3억원의 기록도 1개 분기만에 갈아치웠다. 또한 SK하이닉스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넘어선 것도 사상 처음이다.

이번 실적은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가운데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 출하량이 증가한 덕이 컸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급증했다"며 "HBM3E(HBM 5세대) 12단과 서버향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 번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AI 서버향 수요가 늘며 128GB 이상 고용량 DDR5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낸드에서도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AI 서버향 기업용 SSD(eSSD, enterprise SSD) 비중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HBM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HBM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리더십 지위를 견고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 62%를 차지할 정도다. HBM 제품 중 절반 이상은 SK하이닉스가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또한 주요 고객들과 내년 HBM 공급 협의를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랬던 바와 같이 내년 HBM 물량 역시 솔드아웃(완판)됐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는 기존 예상보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그동안 고객들과 중점적으로 논의했던 부분에 대해 협의가 완료되면서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도 HBM 공급 계획에 대해 최종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회사의 제품 경쟁력 우위로 인해 SK하이닉스 HBM 제품은 2023년 이후 계속해서 솔드아웃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역시 현재 수익성이 유지 가능한 수준에서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또한 "HBM 수요가 AI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공급이 단시일 내에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HBM 제품의 수요 대비 공급은 2027년에도 타이트하게 유지될 전망이지만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HBM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로 인해 HBM 시장은 향후 5년간 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류인 HBM3E 시장 장악에 이어 다음 격전지인 HBM4에서도 리더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더불어 고객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해 업계 최고 속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마친 상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HBM4를 4분기부터 출하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에서 "HBM4는 입출력(I/O) 개수가 HBM2 대비 두 배인 2048개로 정해져 있어, 대역폭을 키우기 위해선 속도 성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객들의 요구 수준도 변화하게 됐다"면서도 "SK하이닉스는 HBM 업계 1위 기술력을 통해 고객이 요구하는 최상위 스펙을 이미 충족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객의 상향 요구에 맞춘 제품을 샘플링했으며 대량 공급을 위한 생산도 시작했다"며 "SK하이닉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설계 능력과 프라이머리(Primary) 공급사로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HBM 제품에서도 고객 요구 조건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며 1위 지위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