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글로벌 발주량 中 53%·韓 39%···중국 중심 흐름 유지조선 3사, 저가 선종 축소·고부가 선종 확대 공통 전략 앞세워중국 기술 추격이 변수···시장 분리 구조 지속 여부 '분수령'
7일 영국의 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406만CGT(표준선 환산톤수·135척)다. 이 가운데 중국은 215만CGT(84척)로 53%를 차지했고, 한국은 159만CGT(38척)로 39%에 그쳤다. 양국 간 격차는 약 14%포인트(p)에 달한다.
이는 지난달 글로벌 선박 발주량 521만CGT(163척)에서 중국이 415만CGT(131척·80%), 한국이 57만CGT(17척·11%)를 기록한 수치보다 줄어든 격차이다. 표면적으로 본다면 한국 조선업이 물량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구조다.
실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발주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수치만으로 경쟁 구도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통계는 선종 구분 없이 집계된 총량 기준이기 때문에 동일한 제품을 놓고 경쟁하는 시장이라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현재 글로벌 선박 시장은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벌크선과 중저가 컨테이너선 등 가격 경쟁이 중심인 시장은 중국 조선소가 주도하고 있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액화석유가스(LPG)선, 암모니아선 등 고부가·고사양 선박 시장은 한국 조선사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전략에서도 확인된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을 233억1000만달러(약 35조원)로 제시했다. 4월 기준 누적 수주는 66척, 약 10조1800억원으로 목표 대비 약 28.9%를 달성했다.
선종별로 보면 컨테이너선이 약 20척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LNG 운반선 10척, LPG·암모니아 운반선 약 9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7척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물량 기준으로는 컨테이너선 비중이 가장 크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LNG 운반선이 핵심 축을 형성하는 구조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 139억 달러(약 21조원) 가운데 현재까지 약 31억 달러(4조7000억원)를 확보해 22.3% 수준을 달성했다. 수주 내역을 보면 LNG 운반선이 6척으로 전체의 약 40% 수준을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보인다. 여기에 에탄 운반선 2척,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 VLCC 4척, 컨테이너선 2척 등이 포함돼 있다.
한화오션의 4월 기준 누적 수주는 11척, 23억2000만 달러(3조5000억원) 규모다. 선종별로는 VLCC가 6척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형성하고 있고, LNG 운반선 4척, 해상풍력 설치선(WTIV) 1척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조선사 모두 저가 벌크선이나 단순 컨테이너선 비중을 줄이고,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 중심으로 수주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수주량을 늘리기보다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의 무게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결국 고부가 선종 시장의 경쟁 구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기술 투자를 통해 고부가 선종 시장으로 본격 진입할 경우에는 현재의 시장 분리 구조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현재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와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고부가가치 선종 발주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중국의 점유율 확대가 국내 조선사들의 전략적 판단의 결과물인 동시에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며 "원화 약세에도 한국 조선사들이 선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공급자 우위인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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