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물질 물성 이슈에 효율성 저하공동연구 중단, 신속한 리스크 관리 평가양사, 주력 신약 개발로 방향 전환
이뮨온시아와 와이바이오로직스가 2년여간 이어오던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공동연구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사는 구체적인 타깃과 적응증을 비공개로 유지한 채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뮨온시아와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연구 과정에서 양측 물질 간 물성 차이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계약을 종료했다. 양사는 지난 2024년 1월 신규 면역관문 타깃 이중항체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아 고형암 종양미세환경 내 면역세포 활성을 높이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목표로 협력했다.
이번 공동연구 중단의 핵심은 개별 후보물질의 항암 효능이나 기술적 결함이 아닌, 이중항체로 조합했을 때 파생되는 '개발 효율성'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물질의 물성 차이로 인해 이중항체 최적화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애초 구상했던 전략적 협력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즉, 개별 항체가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이를 하나의 구조로 결합했을 때 기대했던 수준의 시너지와 개발 기간 단축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
이번 사안은 초기 후보물질 단계에서 이루어진 만큼 일종의 리스크 관리 사례로 평가된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분자로 두 개의 표적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어 단일항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약리 기전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구조 설계와 생산 공정(CMC), 안정성 관리가 까다롭다. 실제 신약 개발 현장에서도 초기 발견 단계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이던 물질이 생산가능성 평가나 물성 최적화 단계, 특히 CMC 공정에서 침전이나 응집 등의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이중항체의 물성 리스크는 단순한 실험실 내 변수를 넘어선다. 결합 특성과 용해도, 생산 수율 등은 후보물질이 전임상과 임상을 거쳐 상업 생산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서로 다른 항체 조각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단일 항체가 안정적이더라도 병합 후 구조적 안정성이 저하되거나 미세한 결함이 복잡한 분자 구조 안에서 크게 증폭될 위험이 존재한다.
이뮨온시아, 후기 파이프라인 속도전
이뮨온시아 입장에서는 이번 공동연구 정리가 후기 파이프라인 중심 자금 집행 전략과 맞물려 있다. 최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약 818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이뮨온시아는, 확보한 자금을 핵심 파이프라인인 PD-L1 항체 'IMC-001'의 품목허가 및 상업화 준비와 CD47 항체 'IMC-002'의 글로벌 임상 및 기술이전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IMC-001은 상업화 궤도에 성큼 다가섰다. 성분명 댄버스토투그(Danverstotug)로 알려진 이 물질은 식약처에 재발·불응성 NK/T세포 림프종 대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상태다. 이뮨온시아는 이를 지렛대 삼아 상용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론자와 원료 및 완제의약품 생산 계약을 맺고 상업화 공정 구축에 돌입했다.
후속 파이프라인 IMC-002 역시 기술이전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뮨온시아는 글로벌 종양학회(ASCO 2026)에서 진행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IMC-002 병용요법 임상 1b상 확장 코호트 결과를 발표하며, 객관적반응률(ORR) 25%, 질병통제율(DCR) 75%라는 유의미한 수치를 도출했다. 다만 등록 환자가 12명인 초기 데이터인 만큼, 향후 후속 임상을 통한 데이터 재현성 입증이 과제로 남아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 삼중항체 개발 전쟁 합류
와이바이오로직스 또한 공동연구 종료에 얽매이지 않고 자체 파이프라인 고도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의 홀로서기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최신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키트루다'의 뒤를 이을 차세대 모멘텀으로 PD-1과 VEGF를 동시 타깃하는 이중항체를 넘어, 세 번째 타깃(CTLA-4, TGF-B, IL-2 등)을 더한 '삼중항체(Tri-specific)' 개발 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4월 중국 베이진(BeiGene)이 현지 바이오텍에서 삼중항체(PD-1xCTLA-4xVEGFA) 'HH160'을 총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도입하며 글로벌 첫 삼중항체 빅딜을 터뜨린 바 있다.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속도전 속에서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이보네시맙 2.0'으로 불리는 자사의 삼중항체 파이프라인 'AR170(PD-1xVEGF-IL-2)'을 앞세워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는 멀티앱카인(Multi-Abkin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AR166, AR169, AR170 등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 중 고형암을 타깃으로 PD-1·VEGF·IL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AR170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IL-2를 세 번째 타깃으로 삼은 삼중항체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전무한 미개척 분야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미국 암학회(AACR 2026)에서 AR170의 마우스 모델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하며, 중국의 글로벌 벤치마크인 이보네시맙 대비 종양미세환경 내 월등히 높은 항종양 효과와 생존율을 입증했다.
올해 ASCO 2026 플레너리 세션에서 중국발(發) 이보네시맙 데이터가 공개되며 이목이 쏠린 가운데, 와이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기술수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환자의 종양 세포를 활용한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데이터를 연내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 우시바이오로직스와 CDMO 계약을 맺고 AR170의 미국 임상허가(IND) 자료 패키지 준비에 착수했으며, 2027년 상반기 AR170, 하반기 AR166의 글로벌 IND 제출을 목표로 CMC 개발을 진행 중이다.
와이바이오로직스 측은 "연구 과정에서 양사 물질 간의 물성 차이를 확인하였고, 이중항체 최적화 과정이 전략적 협력의 목적인 효율성과 시간 단축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양사 합의 하에 최종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신약 개발 과정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통상적인 의사결정이며, 특정 기업의 기술적 결함 등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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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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