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선공·SK 응수···막 오른 HBM4E 경쟁, 승자는?

산업 전기·전자

삼성 선공·SK 응수···막 오른 HBM4E 경쟁, 승자는?

등록 2026.06.19 17:42

정단비

  기자

삼성, 세계 최초 HBM4E 12단 샘플 출하SK하이닉스, 에너지 효율 개선 제품으로 응수16단 양산이 시장 주도권 가를 분수령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 경쟁이 본격화됐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업계 최초로 12단 HBM4E 샘플을 출하하며 포문을 열었고, SK하이닉스도 예정보다 빠르게 샘플 공급에 나서며 맞불을 놨다.

시장에서는 HBM4E 경쟁의 진정한 승부처가 16단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6단부터는 후공정 기술이 갈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점이 본격적으로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고객사에 HBM4E 12단 제품 샘플을 출하했다.

선공에 나선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전격 공급했다. 삼성전자의 HBM4E는 핀당 동작 속도가 14~16Gbps로, 전작인 HBM4 대비 20% 이상 향상됐다. 단일 스택 기준 초당 3.6TB의 대역폭을 제공하며, 12단 제품은 48GB 용량을 구현해 전작보다 저장 용량도 30% 이상 늘렸다.

제품에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 기반 로직 다이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초미세 공정의 안정성과 양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저전력 설계와 패키징 구조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은 전작 대비 16%, 열 저항 특성은 14% 이상 개선했다.

HBM 시장은 당초 SK하이닉스가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기준 HBM 시장점유율 58%로 1위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각각 21%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점유율을 합산한 수치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메모리 시장에서 강자로 자리해왔지만 인공지능(AI)에서 촉발한 HBM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HBM3E(HBM 5세대)까지만 하더라도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후 HBM4에서부터는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HBM4도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 소식을 알리며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8일 주요 고객사 대상 HBM4E 12단 샘플 공급을 발표하며 응수했다. SK하이닉스의 HBM4E는 핀당 최대 16Gbps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했으며, 에너지 효율은 HBM4 대비 20% 이상 개선됐다. 이를 통해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 성능을 한층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최신 인터페이스와 설계 최적화를 적용해 데이터 전송 지연을 줄이고 고대역폭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와 대규모 컴퓨팅 시스템의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BM4E에는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이 적용됐다. 12단 적층 기준 48GB 용량을 구현하는 동시에 구조 안정성을 높였으며, 열 저항은 HBM4 대비 약 17% 개선해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의 발열 관리 능력을 강화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인 16단 HBM4E로 향하고 있다. 16단부터는 양사의 후공정 기술이 본격적으로 갈리면서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M증권은 삼성전자가 HBM4E 16단 공정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신공정이므로 초기 수율 리스크가 존재하는 대신, 성공 시 두께, 열 마진 등에서 우위가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해당 공정이 성공일 경우 20단 이후에도 경쟁력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4E 16단에서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유지하고 하이브리드 본딩은 20단 이후에 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검증된 공정의 연장이라는 점에서 수율 리스크는 낮지만, MR-MUF로는 16단 두께가 물리적 한계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약 1년간의 HBM4E 관련 핵심 관전 포인트는 '16단 HBM4E 샘플을 누가 먼저 제출하고, 누가 먼저 인증을 통과하느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6단 인증은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 신공정과 SK하이닉스의 검증된 MR-MUF 연장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16단 경쟁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SK하이닉스의 MR-MUF가 유리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20단 이상에서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 본딩 선행 투자가 빛을 볼 수 있는 상반된 리스크 구도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