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태원·젠슨 황 'AI 2막' 열었다···SK-엔비디아,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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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젠슨 황 'AI 2막' 열었다···SK-엔비디아,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종합)

등록 2026.06.08 10:48

정단비

  기자

SK하이닉스와 차세대 메모리 공동개발SK텔레콤과 AI 인프라 구축 협력"메모리 넘어 그룹 차원 협력 확대"

(왼쪽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열린 '치맥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왼쪽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가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열린 '치맥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한국 파트너로 SK그룹을 낙점했다. SK하이닉스와는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SK텔레콤과는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면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단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사를 넘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로드맵을 함께 설계하는 공동 개발 파트너로 위상이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7개월간 7번 이상을 만나며 남다른 'AI 브로맨스'를 보여줬던 배경이 증명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8일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는 "AI 팩토리는 차세대 산업혁명의 엔진이고 첨단 메모리는 그 성능의 핵심"이라며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플랫폼을 위한 첨단 메모리 기술 제공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뛰어난 파트너로,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프런티어 모델 학습부터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까지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 가속화를 함께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수년간 함께해 온 협업의 깊이를 방증한다"며 "양사가 AI 팩토리용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개발하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 AI를 적용함으로써 AI 인프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장기 파트너십은 첨단 메모리의 긴 개발 주기를 고려한 안정적 공급을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는 이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인프라 로드맵과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 수요에 부합하는 메모리를 지속 공급해 나간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I 인프라·퍼스널 AI·피지컬 AI 등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AI 분야 신시장에도 진출한다. 양사는 베라 루빈 AI 슈퍼컴퓨터, 베라 CPU, RTX 스파크 PC, 젯슨 토르 로보틱 컴퓨팅 플랫폼용 메모리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번을 계기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관계가 더 이상 HBM을 주고 받던 공급사와 고객사 관계에서 그치지 않고 진정한 파트너십 관계로 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에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인 HBM을 납품하며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앞으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에 탑재될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게 된다.

즉,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로드맵 수립 단계부터 참여해 메모리 기술 방향을 함께 설계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경쟁사들보다 먼저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 개발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향후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파트너로 SK하이닉스를 택한 데에는 그들이 다져온 신뢰와 협업 관계가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는 AI 메모리 시장으로 인해 촉발한 HBM을 구심점으로 끈끈한 동맹 관계를 구축해왔다.

젠슨 황 CEO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였고 앞으로도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HBM 분야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HBM4(HBM 6세대)부터 경쟁력을 회복하며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57%로 절반을 넘는다. 이는 2위 삼성전자(22%)와 3위 마이크론(21%)의 점유율을 합한 수치보다도 높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 물량 대부분을 소화한 영향이 크다.

양사의 협력 범위는 메모리를 넘어 반도체 개발 전 과정으로 확대된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기반 제조 혁신을 추진하며 차세대 반도체 개발 환경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오른쪽)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그룹·엔비디아 협력'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오른쪽)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그룹·엔비디아 협력' 기자회견에서 발표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최 회장도 이날 브리핑에 참석해 "그동안의 많은 협력은 주로 메모리 협력이었으나 지금부터는 협력을 그룹 차원으로 더 높일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R&D 로드맵을 만들고 공유해 미래 AI 수요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부연했다.

SK텔레콤 역시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 양사는 AI 팩토리와 AI 클라우드 구축을 통해 협력 범위를 AI 인프라 영역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결과물은 최 회장이 젠슨 황 CEO와 최근 들어 긴밀한 만남을 이어온 배경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경주 APEC을 시작으로 지난 7개월 동안 7번이다. 이들은 지난 1일과 2일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와 '컴퓨텍스 2026' 행사에서 별도 회동을 갖고 부스 투어를 함께 했다. 이어 젠슨 황 CEO가 한국을 찾은 이후에도 양측의 만남은 이어졌다. 입국 당일인 5일 '삼소(삼겹살과 소주) 회동'을 시작으로 7일 '2차 깐부치킨' 회동, 8일 SK그룹 방문까지 방한 기간 중 사실상 매일 얼굴을 맞댄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메모리를 넘어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온 것이 이번 파트너십 확대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부적인 로드맵은 앞으로 구체화되겠지만 메모리를 넘어 AI 팩토리, 데이터센터, 제조 혁신 등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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