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HLB "CRL 핵심사유 해소"···FDA 문서 뜯어보니, 허가 판단이 관건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HLB "CRL 핵심사유 해소"···FDA 문서 뜯어보니, 허가 판단이 관건

등록 2026.07.15 13:53

이병현

  기자

FDA 강제조치 위험 낮아졌지만 품목별 시설평가 필요CRL 완전 해소 아닌 조건부 긍정신호허가 승인 일정, 완제공장·재신청 등급 변수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HLB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 보류를 초래한 '중요 사유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중국 항서제약의 리보세라닙 원료의약품(DS) 제조시설에 대한 일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실사를 '자발적 개선 권고'인 VAI로 최종 분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VAI 판정이 분명한 진전임은 틀림없다. FDA가 해당 제조소를 경고장이나 수입제한 등 강도 높은 규제조치가 필요한 OAI(Official Action Indicated) 시설로 보지 않고, 일반 cGMP 감시실사를 공식 종결했기 때문이다.

다만 FDA 공식문서를 대조해 보면, HLB가 주장하는 'CRL 사유 해소'와 FDA가 의미하는 '실사 종결' 사이에는 일정 부분 간극이 존재한다. FDA가 끝낸 것은 제조소에 대한 '일반 감시실사'와 '규제조치 검토'다. 리보세라닙이라는 특정 품목에 대해 해당 제조소를 최종 승인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해당 공장 전체에 대한 규제 위험은 크게 낮아졌지만,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에는 남은 관문이 있는 상태로 요약할 수 있다.

VAI, CRL이 요구한 첫 번째 문턱은 사실상 넘어


HLB 발표에 따르면,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항서제약에 진차오 DS 제조소의 실사 종료 서한을 전달받았다. FDA는 해당 시설을 VAI로 분류하고 실사를 종결했다. 이를 근거로 HLB는 이번 CRL의 핵심 사유가 대부분 해소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회사가 수령한 리보세라닙 CRL 내용과 이번 VAI 판정을 종합해 보면 회사의 판단에도 충분한 근거는 있다. 당초 CRL에서 FDA는 제조소가 지적사항(Form 483)에 만족스러운 답변을 제출해야 하며, 필요시 재실사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최근 FDA가 밝힌 VAI 표준결정서를 살펴보면, 이번 서한에는 해당 시설을 cGMP 측면에서 '최소한으로 수용 가능한 상태'로 평가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적사항은 있으나 현재로서는 강제조치를 취할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VAI 판정은 CRL이 요구한 '제조소의 cGMP 준수 상태 확인' 중 일반 실사 단계의 첫 문턱을 넘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가장 우려했던 OAI 판정이 나왔다면 대규모 시정조치와 재실사, 나아가 경고장이나 수입제한으로 이어져 신약 허가가 기약 없이 장기화될 수 있었다. VAI 결론은 이 같은 리스크를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VAI가 '조치 불필요(NAI)'를 뜻하지는 않는다. FDA 조사관이 현장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는 사실 자체는 남으며, FDA는 VAI 90일 결정서 표준문안(VAI 90 Day Decisional Letter)을 통해 "지적사항을 계속 시정해야 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실사에서 OAI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판정을 개선해야 할 결함이 일부 남은 '조건부 수용'에 가깝게 봐야 하는 이유다.

"허가에 영향 없다"는 문구, 리보세라닙만을 위한 특별 판단은 아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개한 VAI 90일 결정서 표준문안(VAI 90 Day Decisional Letter). 사진=FDA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개한 VAI 90일 결정서 표준문안(VAI 90 Day Decisional Letter). 사진=FDA

HLB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강조된 대목은 "VAI 분류 자체가 해당 제조시설과 연계된 현재 진행 중인 허가신청에 대한 FDA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문구다.

이 표현은 FDA가 리보세라닙 NDA만을 위해 별도로 보내온 맞춤형 답변이라기보다, FDA의 VAI 90일 결정서 표준문안과 일치한다. FDA는 표준문안을 통해 VAI 등급 자체가 계류 중인 허가신청 평가에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도, 바로 다음 문장에 "실제 승인은 CDER(의약품 평가 연구소) 산하 의약품 품질 사무국(Office of Pharmaceutical Quality)이 실시하는 제품별·신청서별 시설평가에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엘레바 테라퓨틱스 측에 보낸 CRL. 사진=FDA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엘레바 테라퓨틱스 측에 보낸 CRL. 사진=FDA

또 FDA는 지난 7월9일 공개된 CRL에서도 해당 제조소의 Form 483 대응이 만족스러운지 여부는 FDA가 제조소의 cGMP 준수 회복을 확인하는 데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cGMP 실사 문제가 해소된 뒤에도 필요하면 해당 시설에 PAI를 실시할 수 있고, 일반 감시실사와 PAI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야 NDA를 승인할 수 있다고 적었다.

FDA 제도상 일반 감시실사의 최종 분류와 특정 허가신청서에 대한 시설평가는 서로 다른 트랙에서 이뤄진다. 일반 감시실사가 VAI로 종결되더라도 리보세라닙에 특화된 시설평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PAI(사전승인실사)가 진행될 수 있다.

통상 OPQ 산하 의약품제조평가조직은 일반 실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 적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를 해당 NDA의 맥락에서 다시 평가한다. FDA 공식 프로그램에 따르면 OPQ는 제조시설에 대해 최종적으로 승인(approve) 또는 보류(withhold) 권고를 별도로 내린다. NAI나 VAI 판정을 받은 시설도 신청서별 승인 권고가 함께 나와야 허가에 사용할 수 있다.

FDA의 입장을 종합하면 진차오 공장이 VAI라는 이유만으로 리보세라닙 신청서를 불리하게 평가하지는 않겠지만, 이는 해당 공장이 리보세라닙 원료를 상업적으로 적절하게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라는 뜻이다. 따라서 "허가심사에 부정적 영향이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는 사측의 표현은 방향성은 맞지만, 여전히 FDA 측 입장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FDA의 CRL 사유인 cGMP 지적사항이 VAI로 결정된 만큼, FDA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확률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승인은 제품·신청서별 시설평가에 달려 있다"는 단서 역시 FDA가 아무런 규제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NAI 표준결정서에도 동일하게 들어있는 표현으로 확인된다. 최근 FDA의 트렌드상 현장실사 대신 서면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원격 규제평가 등으로 이를 갈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완제공장 Form 483' 변수 남아


DS 공장 외에 남은 변수는 완제의약품(DP) 제조시설에 대한 별도 지적사항(Form 483)이다. FDA는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제조 시설에 대해 각각 올해 4월, 7월 초 불시점검을 진행했다. 현재 원료공장(진차오)은 VAI로 분류됐지만 완제시설은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완제공장은 향후 받을 분류에 따라 재신청 과정에서 두 번째 허들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더불어 함께 병용하는 캄렐리주맙 역시 BLA(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 CRL을 받은 상태다. FDA는 캄렐리주맙의 단독 결함은 지적하지 않았으나, 리보세라닙 승인 전까지는 캄렐리주맙도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종 승인을 위해서는 양쪽 모두 온전한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한편 연내 승인의 현실성은 엘레바가 향후 제출할 '완전응답 재신청(Resubmission)'을 FDA가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달려 있다. FDA가 별도 실사 없이 서면 해명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해 'Class 1'으로 분류하면 2개월 내 심사가 끝나 연내 승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완제공장 CAPA(시정예방조치) 확인, 추가 현장 재실사 등이 필요해 'Class 2'로 분류될 경우 심사 기간은 6개월로 늘어나 최종 결정은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HLB 측은 "FDA가 이번 간암 신약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 사유를 진차오 사이트의 일반 cGMP 실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면서 "엘레바는 해당 실사가 VAI로 최종 종결된 데 따른 FDA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Type A 미팅과는 별개로, 보다 신속한 방식의 공식 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DP 제조시설에 대한 Form 483 역시 원료의약품 제조시설과 유사한 범주의 지적사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항서제약은 오는 24일(미국시간)까지 답변서와 CAPA 계획을 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