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지배구조에 유증·구주 인수 등 시나리오오는 23일 비덴트 상폐 가능성, 지분 이동 촉각증권사 VASP 라이선스 취득도 또 하나의 변수
전통 금융권에서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인수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복잡한 순환 출자 구조로 소외된 빗썸에게도 뒤늦게 '러브콜'이 밀려오고 있다. 그간 빗썸은 타 거래소와 달리 지배 구조 리스크를 안고 있어 이번 딜이 추진되더라도 거래 방식을 둘러싼 셈법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은 키움증권과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앞서 뉴스웨이는 키움증권이 지난해 12월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의 만남을 이어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해당 사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이 사실상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이후 적극적인 움직임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일부 시중은행도 빗썸에 대한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 다만 지난 2월 발생한 초유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로 투자 검토 단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중심으로 순환출자 구조 형성
이번 인수 구조는 제3자 배정으로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NH투자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도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논의에 속도가 붙는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빗썸이 이정훈 의장을 중심으로 한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에 엮여 있어 다소 신중할 수밖에 없다.
우선 이정훈 의장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싱가포르 법인 SG 브레인 테크놀로지 컨설팅의 지분 과반을 확보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김병건 BK그룹 대표다. SG 브레인 테크놀로지 컨설팅은 싱가포르 BTHMB 홀딩스를 지배하고, BTHMB이 다시 국내 법인 디에이에이(DAA)와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DAA는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정훈 의장도 직접적으로 DAA 법인 지분 16.73%를 보유하고 있으며 빗썸홀딩스 지분 4.46%도 갖고 있다. 핵심 지주사인 빗썸홀딩스는 ▲DAA(34.2%) ▲비덴트 (30%) ▲BTHMB 홀딩스(10.69%) ▲기타(25.1%)로 이뤄져 있다. 이정훈의 직접 지분은 소수에 그치지만, 계열사를 비롯해 빗썸 홀딩스의 핵심 임원들의 몫을 합산할 경우 지분율은 54.01%까지 올라간다
이어 거래소 운영사인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를 들고 있고, 비덴트가 10.22%, 티사이언티픽이 7.17%, 기타 주주가 9.05%를 각각 쥐고 있다.
키움의 빗썸 인수전 예상 시나리오는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이 제3자 유상증자 배정을 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의 1·2대 주주인 이정훈 의장과 김병건 대표는 과거 BXA 코인 상장으로 관계가 틀어졌다.
또한 빗썸홀딩스 2대 주주인 비덴트와도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를 이어오고 있다. 한때 이정훈 의장과 대립한 비덴트도 비슷한 구조의 순환 출자 구조를 띠고 있는데, 강종현 씨와 그의 여동생 강지연 씨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이니셜1호투자조합으로 형성되는 상황에서 이니셜조합의 최대 출자자가 강씨 남매다.
키움증권이 선택할 수 있는 예상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관측된다. 첫째는 빗썸홀딩스의 신주발행을 통한 재무적 투자(FI)다. 적대 지분인 비덴트가 30%를 굳건히 유지하는 상황에서 BTHMB홀딩스와 빗썸홀딩스 임원들이 보유한 구주 일부를 직접 인수하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비록 2대 주주인 비덴트의 지분이 희석된다는 점에서 강한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리스크를 피하는 형태다.
또한 하반기 논의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을 고려해 코인원을 인수한 한국투자증권과 같이 20% 안쪽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이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거래소 운영사인 ㈜빗썸을 직접 인수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제3자 유상증자 없이도 주요 주주의 구주 매입을 통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할 뿐더러 상대적으로 절차도 단순하다. 그러나 지배구조 최하단 법인만 손에 쥐게 되는 만큼, 상단의 빗썸홀딩스와 싱가포르 법인들 간 이해관계가 남아 있어 장기적으로 거버넌스 정비에 한계가 있다는 시선이 상충한다.
비덴트 상폐 주목···증권사 VASP 취득도 관건
시장에서는 빗썸 인수전과 관련해 또 다른 외부 리스크가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는 23일 빗썸홀딩스의 2대 주주인 비덴트의 상장폐지 여부가 확정되는 탓이다. 비덴트는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 씨가 지난 2023년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지난달 2일 한국거래소는 4년 넘게 주식 거래가 멈춘 비덴트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비덴트가 이의신청을 내면서 재심 절차가 시작됐고, 거래소는 이달 23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와 개선기간 부여를 최종 판단한다.
만일 상장폐지가 결정된다면 비덴트가 보유한 빗썸홀딩스의 지분 30%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해진 비덴트 소액주주 연대 대표는 "실제로 기업 사냥꾼들이 이러한 점을 고려해 비덴트 인수를 고려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가상자산 사업자(VASP) 자격 취득 여부도 관건이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의 보고서에서 국내 가상자산 ETF 도입을 위해 증권사가 해당 자격을 취득한 후 프라임 브로커리지(PB) 역할을 맡는 방안이 대두됐다. 기존 원화 거래소는 시스템과 인프라를 제공하는 제휴 방식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증권사의 지분 인수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VASP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지분에 묶이지 않은 상태에서 우선순위로 협력에 참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빗썸도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이고 꾸준히 점유율 30%를 유지하고 있다"며 "완전 인수라면 불가능하겠지만, 원화거래소의 VASP 라이선스의 가격이 사실상 우상향하는 만큼 단순 FI 관점으로는 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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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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