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단기금융상품 278조원···대규모 자본 지출 여력 확보HBM4·평택·용인·청주 증설 지속···미래 성장 기반 확충메모리 호황이 관건···잉여현금흐름 안정성이 자본배분 좌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최대 150조원을 주주에게 돌려준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창출력이 커진 덕분이다.
문제는 HBM 등 차세대 메모리 투자에도 수십조원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상 최대 수준의 주주환원과 미래 투자를 동시에 감당할 재무 여력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보면 양사의 투자 곳간이 당장 바닥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재계와 증권가의 통설이다.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총 277조9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양사의 주주환원 정책이 설비투자(CAPEX)를 반영한 잉여현금흐름(FCF)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도 투자 여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 20조3000억원의 5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했다. 보통주 2407만주,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2025~2027년 FCF 주주환원 기준도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 양사가 제시한 구체적인 환원 규모를 합치면 최대 150조원에 이른다.
양사의 환원 규모가 급증한 배경에는 AI 메모리 호황이 있다. HBM을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개선됐다. AI 메모리 시장의 성장으로 확보한 현금을 투자뿐 아니라 주주환원에도 배분하는 폭이 커진 것이다.
주주환원 규모가 커진 만큼 향후 투자 재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4 등 차세대 제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한다. 평택·용인·청주 등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첨단 공정 장비를 확보하는 데에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시장이 확대되면서 HBM 공급능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차세대 HBM과 첨단 D램 공정에 대한 선제 투자도 요구된다.
양사의 재무구조는 이런 투자 부담을 감당할 여력을 보여준다.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189조9530억원, SK하이닉스는 87조9579억원이다. 두 회사의 합산 유동성은 277조9109억원이다.
주주환원 방식도 투자 여력을 판단할 때 중요한 변수다. 양사는 FCF를 기준으로 주주환원 규모를 산정한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차감해 산출한다. 설비투자 규모가 커지면 FCF가 줄어들고, 영업활동을 통해 충분한 현금이 유입되면 주주환원 재원도 커지는 구조다.
집행 시점도 분산돼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주주환원 규모 90조~110조원 가운데 3분기 정규배당 약 30조원을 제외한 60조~80조원의 구체적인 집행 방식과 시점은 내년 이후 순차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환원이 단기간에 집중되지 않는 만큼 그 사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도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양사의 자본배분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150조원이라는 환원 규모 자체보다 향후 FCF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에 있다. AI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고 HBM 가격과 수익성이 견조하게 유지된다면 주주환원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병행할 수 있다.
반대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거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하면 현금창출력이 약해질 수 있다. FCF가 감소하면 주주환원과 투자에 배분할 수 있는 재원도 줄어든다.
이번 주주환원 확대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늘어난 현금을 주주와 공유하면서 미래 성장 투자도 이어가야 하는 자본배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과 첨단공정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안정적인 FCF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확대된 현금창출력을 주주환원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번 정책 변화의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는 환원 규모 자체보다 HBM과 첨단공정에 필요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안정적인 FCF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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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gam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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