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은 코스닥으로, 돈은 대형주로···흔들리는 코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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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코스닥으로, 돈은 대형주로···흔들리는 코넥스

등록 2026.08.24 17:12

이자경

  기자

코스닥 이전상장 올해 '0건'···신규상장도 3곳 그쳐기술특례 확대에 직상장 선호···5년 새 거래대금 83%↓당국 활성화 대책 추진···"상장시장 전체 구조 살펴야"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사다리'로 출범한 코넥스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확대로 코스닥 진입 문턱이 낮아진 가운데 대형주 쏠림까지 겹치면서 신규·이전상장과 거래대금 모두 감소세다. 시장을 떠받치는 기업과 투자자 기반이 동시에 약해진 만큼 코넥스의 역할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0곳'이다. 진코스텍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해 지난 12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아직 이전상장은 완료되지 않았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2018년 12곳, 2019년 12곳, 2020년 12곳, 2021년 13곳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2022년 6곳, 2023년 7곳으로 줄었고 202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4곳에 그쳤다.

신규상장도 감소세다. 2016년 50곳에 달했던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은 2019년부터 20곳을 밑돌기 시작해 2024년 6곳, 지난해 4곳으로 줄었다. 올해는 에스테크엠과 송우인포텍, 나노솔루션 등 3곳에 그쳤다. 코넥스 상장종목 수도 2017~2021년 150개 안팎에서 109개까지 감소했다.

코스닥 직행 늘자···줄어든 코넥스 상장 유인


코넥스는 코스닥에 바로 입성하기 어려운 초기 중소·벤처기업이 시장 경험을 쌓고 성장한 뒤 코스닥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든 시장이다. 하지만 기술특례 등 코스닥 직상장 통로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코넥스를 거칠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유망하지만 바로 코스닥에 들어가기 어려운 기업이 코넥스에서 성장한 뒤 넘어갔다"며 "코넥스에 상장하면 공시 의무를 준수하고 시장에서 평가받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이후 코스닥에 진입했을 때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코스닥에 바로 들어가기가 쉬워지면서 코넥스를 거칠 이유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대금 5년 새 83%↓···투자자도 외면


기업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사이 거래도 줄었다. 올해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억6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38% 감소했다. 5년 전 74억1500만원과 비교하면 82.94% 급감했다.

코넥스 시장의 낮은 유동성이 다시 기업의 상장 유인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 거래가 위축되면 기업 입장에서도 상장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자금조달이나 기업 인지도 제고 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별화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형주 쏠림이 전부는 아니지만 코넥스와 코스닥의 수급 공백에 영향을 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며 "상위 종목에 관심과 수급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코넥스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활성화 나선 당국···"상장시장 전체 구조 봐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도 코넥스 활성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통해 지정자문인·외부감사인 수수료 일부를 지원하고 지방기업의 상장 유치와 이전상장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코넥스협회도 올해 신규상장 기업의 외부감사인 감사수수료와 지정자문인 상장지원수수료를 각각 70% 지원한다.

거래소는 지난달 2일부터 코넥스 상장사의 주식 분산 의무 비율을 기존 5%에서 최대 15%로 확대하고 지정자문인에게 코스닥 이전상장 주선 우선협상권을 부여했다. 낮은 주식 분산도를 개선해 유동성을 높이고 이전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3월 발표된 대책과 관련한 후속 조치를 연중 진행하고 있다"며 "대책이 3월에 나온 만큼 외부감사 등 상장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코넥스가 초기 성장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상장사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장점으로 꼽는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신속이전상장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유동성은 기업이 코넥스 상장을 결정할 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가 성장 사다리 역할을 강화하려면 유망 기업의 시장 진입부터 코스닥 이전상장까지 원활하게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전상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기업 지원과 시장 유동성을 보완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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