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보다 회사·제품·플랫폼 구축" 조언계약 계획 없어도 파트너와 접점 유지 중요韓 기업, 학회 찾아 해외 제약사 접점 넓힐 것

글로벌 제약사의 인수 제안을 이끌어내려면 매각 자체보다 제품과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적인 사업개발(BD) 활동으로 기술을 알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수 협상에 들어간 이후에는 경쟁 구도를 유지하면서 가격뿐 아니라 거래 종결 가능성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스튜어트 M. 케이블(Stuart M. Cable) 굿윈 프로크터(Goodwin Procter) 부회장 겸 글로벌 M&A 총괄은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 기조세션에서 "바이오텍 기업은 파는 것이 아니라 사 가는 것"이라며 "엑시트에만 집중하지 말고 훌륭한 회사와 제품,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블 부회장은 빅파마에 회사를 사 달라고 요청하기보다 여러 기업과 협력 논의를 이어가며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자금이 필요하거나 협력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 없더라도 잠재적 인수자가 기술과 개발 상황을 이해하도록 접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라이선스·협력 논의가 기업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로슈의 스파크 테라퓨틱스 인수 역시 수개월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다 기업 인수 제안으로 전환된 사례로 들었다.
라이선스 계약과 기업 매각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자금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부회장은 "라이선스나 협력 계약의 자금은 회사로 들어가지만, 기업 매각은 주주에게 유동성을 제공한다"며 "회사의 개발 자금 확보가 목적인지, 주주의 투자 회수가 목적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인수 제안을 받은 이후에는 협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봤다. 첫 제안에 곧바로 희망 가격을 제시하기보다 제안이 기업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전달하거나, 다른 잠재적 인수자의 관심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경쟁적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블 부회장은 BMS의 마이오카디아 인수 사례에서 독자적인 상업화 계획이 협상력을 뒷받침했다고 진단했다. 매도 기업이 인수 없이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대안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가격 인상을 유도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협상 독점권을 조기에 부여하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른 인수 후보자의 관심을 확인하고 주요 조건을 조율하기 전에 독점권을 주면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자신이 진행하는 거래에서는 통상 확인 실사만 남은 단계에 짧은 기간의 독점권을 부여한다"고 부연했다.
가격 차이를 조정하는 수단으로는 조건부가치권(CVR)을 소개했다. 계약 종결 후 임상이나 허가, 매출 등 정해진 조건을 달성하면 추가 대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개발 위험과 잠재적 이익을 나누면서 기업 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이를 좁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가장 높은 제안 가격이 반드시 최선의 거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반독점 심사 등으로 거래가 장기간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케이블 부회장은 규제 심사가 길어지면 핵심 인력 이탈 등 기업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인수 후보별 승인 가능성과 소요 기간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 기업에는 해외 제약사와의 접점을 넓힐 것을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M&A 부진 원인을 진단할 만큼 현지 사정에 정통하지는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빅파마는 기업이 어느 나라에 있는지보다 과학적 성과에 관심을 둔다"며 "주요 제약사와 국제 콘퍼런스를 직접 찾아 기술과 제품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블 부회장은 "훌륭한 과학 연구와 개발, 사업개발을 수행하라"며 "상업화에 가까워지고 임상 개발이 진전되면 그들이 여러분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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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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