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시스템LSI 1조5000억 적자 추정메모리 공급난 2028년까지···이익 쏠림 장기화 우려
삼성전자가 3분기 10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이익의 대부분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나왔다. 메모리 사업 영업이익이 1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반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합산 1조500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사상 최대 실적 속 사업 간 수익 격차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10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106조5000억원을 벌어 전사 영업이익의 99.1%를 차지했다. 2분기에도 DS부문 비중이 99.7%에 달했다. 두 분기 연속 반도체 사업이 사실상 전사 실적을 책임진 셈이다.
DS부문 안에서도 메모리 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압도적이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의 영업이익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는 3분기 이익을 110조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의 손실을 메모리 사업이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고부가 메모리 판매와 가격 상승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매출이 전 분기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서버용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도 증가해 메모리 전반의 수익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호황이 단기간에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회사 측은 "2028년에도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27년 설비투자(CAPEX)가 큰 폭으로 늘더라도 생산량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공장 건설부터 웨이퍼 생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2027년 투자 확대가 2028년 생산량 증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장 건설비와 반도체 장비 가격이 상승해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확보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과거보다 제한적이라는 점도 들었다. 장비 확보를 위한 선수금과 길어진 납기 역시 생산능력 확대를 늦추는 요인이다.
차세대 HBM의 기술적 특성도 공급 확대를 제약한다. 삼성전자는 HBM4E와 HBM5에서 다이 면적이 커지고 메탈 공정 레이어가 늘어나 생산량 증가에 물리적 제약이 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칩 면적이 커지면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수가 줄고, 공정이 복잡해지면 생산 효율에도 부담이 생긴다. 고부가 HBM 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범용 D램에 배분할 생산능력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객사들의 장기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 10곳과 다년 공급계약(LTA)을 체결했으며, 추가 10곳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계약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존 계약 고객들도 공급 기간 연장과 물량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추가 수요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제품별 생산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메모리와 달리 비메모리 사업은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의 3분기 합산 영업손실을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한다. 첨단 공정 수주가 늘더라도 이를 양산과 수익으로 연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모리의 공급 부족이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안 비메모리는 사업 경쟁력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의 기술을 결합해 비메모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4나노 공정 기반 HBM4 베이스다이(기초 칩)다. 메모리사업부와 협력해 개발한 이 제품에서 양산 초기부터 높은 수율을 확보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저수익 공정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간 강력한 시너지를 통해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선단 로직과 메모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