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의 이러한 계획이 반영된 곳은 서울 도산대로에 건설 중인 현대차의 플래그십 매장. 과거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닛산·인피니티의 전시장이었던 이 건물은 지난해 8월 닛산·인피니티의 딜러였던 SS모터스가 떠난 뒤 현대차가 새 주인으로 들어앉았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국내 1호 플래그십 매장 리모델링 공사는 당초 올해 4~5월께 마무리된 뒤 오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공사 완공 시점이 하반기로 연기돼 빨라야 올 8월에서 추석 즈음(9월 하순) 사이에 문을 열 전망이다.
플래그십 매장이 들어서는 서울 논현동 도산대로 일대는 ‘대한민국 수입차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반경 200m 부근에 내로라하는 유명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해 있다. 다른 곳보다 이곳을 플래그십 매장의 위치로 잡은 것은 수입차와의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올 초부터 현대차 내부에서 “수입차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빠른 승부보다는 콘텐츠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무엇보다 “수입차를 이기는 현대차가 돼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얘기한 정의선 부회장의 목소리가 컸다.
이렇다 할 준비 없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기보다는 수입차를 이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개발한 뒤에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것이 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플래그십 매장의 콘텐츠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현대차는 최근 수입차 브랜드의 주력 차종을 이길 수 있는 층별 전시 차종의 변화와 VVIP 마케팅 기법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수입차 선택 고객층의 눈높이가 높은 만큼 기존의 현대차 대리점에서 펼쳤던 마케팅보다는 한 차원 높은 호텔리어 수준의 마케팅이 등장할 전망이다. 단순히 차를 전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차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고객에게 소개하는 것이 마케팅 고급화의 핵심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수입차와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플래그십 매장을 잘 꾸미기 위해 시일을 두고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국내 자동차 마케팅의 요충지인 만큼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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