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 끝’ 전력 비상, 블랙아웃 초읽기

기업들의 휴가기간이 끝나고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는 8월 중순이 다가오면서 전력위기도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전력수요가 급격하게 치솟아 전력이 부족해지면 모든 전력시스템이 정지하는 ‘블랙아웃’ 사태 가능성에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12~14일을 여름철 전력수급의 최대 고비로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측은 전국의 전기가 모두 나가는 ‘블랙아웃’이 찾아올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만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과 겨울마다 블랙아웃의 위험성은 늘 경고돼 왔다.

실제 2011년 9월15일에는 블랙아웃 직전까지 전력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국전력거래소가 고의로 전국 각 지역의 전기를 돌아가면서 차단하기도 했다.

전력당국은 현재 안정적 예비전력인 400만㎾ 확보를 위해 전력다소비업체 절전규제, 산업체 휴가분산, 선택형 피크요금제 등 수요관리를 통해 최대 430만㎾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블랙아웃의 위기는 여전히 우리 목을 옥죄고 있다. 국내 23기 원자력발전소의 4분의1 수준인 6기가 여러 이유로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는 검찰에서 수사 중인 부품성적 위조 사건으로 가동이 중단됐고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이 다했다. 정비 중인 한울 4호기와 고리 1호기도 각각 다음 주와 이달 말에나 재가동할 수 있다.

전력수급경보는 올여름 벌써 18차례나 발령됐지만 전력을 만들어낼 발전기들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은 예비전력이 4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압 하향조정, 공공기관 비상발전기 가동, 공공기관 냉방가동 중지 등 비상조치를 하고 3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화력발전기 극대출력 운전, 긴급절전 수요감축, 공공기관 자율단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예비전력이 200만㎾ 미만으로 떨어지면 약정에 따라 민간기업에도 긴급절전 조치를 할 수 있다.

산업부는 “전력난의 12~14일만 어떻게든 넘기면 상황은 조금 나아질 것”이라면서 “모두가 공멸하는 블랙아웃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개개인과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