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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업부자’는 없고 ‘세습부자’만 있다

한국 ‘창업부자’는 없고 ‘세습부자’만 있다

등록 2013.09.23 07:38

수정 2013.09.24 08:48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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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중 1세대 창업 소멸···샐러리맨 신화 종지부노력없는 88억원 ‘상속세대’에 88만원 ‘청년세대’ 분노

대한민국 부(富)의 대물림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샐러리맨 신화로 불렸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마저도 잇따라 무너지면서 창업을 통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서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 가운데 창업 1세대 그룹은 STX, 동부, 부영, 미래에셋, 태영, 웅진, 이랜드 등 7개 그룹에 불과하다.

그러나 STX와 웅진이 사실상 그룹이 무너진 상황이고 나머지 그룹들도 활발한 자산 승계가 진행되고 있다.

20대 그룹만 놓고 보면 1세대 창업 그룹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롯데그룹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자산 승계율이 90%를 넘어 부의 대물림이 완성된 상황이다. 동부그룹 역시 자산 승계율이 60%를 넘어 사실상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CEO스코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62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의 주식자산(8월26일 종가 기준) 승계율은 평균 30.0%에 달했다.

태영그룹이 99.3%로 가장 높았고 웅진 96.7%, LS 94.5%, 롯데 93.91%, 두산 90.88% 순이었다. 특히 두산그룹은 4세 경영시대를 열어가며 부의 대물림을 진행해 왔다.

한솔(79.2%), 효성(71.9%), 영풍(65.4%), 동부(62.1%), 한국타이어(56.2%) 등도 자산 승계율 50%를 넘어서 실질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대다수 청년들이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목을 매며 88만원세대로 살아가는 동안 상속을 통해 그룹을 물려받는 재벌가 자제들은 88억원세대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성인도 되기 전에 이미 수백억의 재산을 보유하기도 한다.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 주식부자는 105명이다. 이 중 7명은 주식가치가 100억원이 넘었다. GS·KCC그룹 등 대기업 자녀들이다.

특히 이 같은 상속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세금은 최대한 적게 내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1년 전보다 하락했음에도 미성년 주식부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재벌닷컴 측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주가가 낮을 때 증여가 이뤄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대기업들은 부의 대물림을 위해 전환사채 활용, 일감몰아주기, 주식스와프 등 온갖 편법을 개발해 법의 심판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화두로 등장한 것도 결국은 재벌그룹의 독식하는 부의 편중을 줄여나가기 위한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추진을 중단할 것을 시사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투자·고용 축소 압박에 박 대통령이 굴복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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