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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의 代물림’ 은 세금과의 전쟁

‘富의 代물림’ 은 세금과의 전쟁

등록 2013.09.23 07:41

수정 2013.09.23 08:31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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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주식·CB활용 대표적 일감 몰아줘 경영권 승계최근엔 주식스와프 각광 신출귀몰한 세금 피하기

재벌그룹의 ‘부의 대물림’ 과정은 세금과의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규제가 느슨하던 시절에는 차명주식이나 공익재단을 활용한 편법상속이 판을 쳤고 이후에도 전환사채(CB)·일감몰아주기·주식스와프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피해왔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3남인 이건희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공익재단을 활용했다. 주식을 공익재단에 출연한 뒤 공익재단이 이 회장에게 되파는 방법으로 세금을 피했다.

또 지난 2008년에는 ‘삼성특검’ 사태로 선대로부터 차명주식 4조3000억원어치를 물려받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상속세 소멸시효가 지나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 회장은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상속하기 위해 에버랜드 CB를 활용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에버랜드 CB를 헐값에 매입한 뒤 주식으로 전환해 에버랜드 주식 2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납부한 세금은 CB 매입을 위해 이 회장에게 증여받은 60억원에 대한 증여세 16억원뿐이다.

현대차그룹은 일감몰아주기 방법을 활용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사례는 빠지지 않는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01년과 2002년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출자한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현재 지분평가액이 2조원이 넘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물류를 독식하며 급성장할 수 있었다.

현대차의 성공에 힘입어 일감몰아주기는 재계에서 유행처럼 번지며 총수일가가 불로소득을 올리는 수단이 됐다.

최근에는 지분 상속의 수단으로 주식스와프(stock swap)가 각광을 받고 있다. 주식 스와프는 특정 교환비율에 따라 가지고 있는 주식과 다른 회사의 주식을 맞바꾸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특정 주주의 지분율을 높이면서도 세금을 피할 수 있다.

강호찬 넥센 사장은 지난해 3월 넥센타이어 주식 780만주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급하고 넥센의 신주 223만주를 취득했다. 강 사장의 넥센 지분율은 기존 12.6%에서 50.5%로 뛰어오르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경영권이 강병중 넥센 회장에서 강 사장에게 넘어갔지만 세금은 전혀 없었다.

올해 들어 한국타이어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식스와프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 단계 진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양래 회장과 세 자녀 지분율 합은 각각 15% 수준으로 주식스와프 이후 조 회장의 지분율은 23%로 올라선 반면 세 자녀 지분율의 합은 50% 가까이 올라섰다.

주식스와프가 새로운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대한항공, 아모레퍼시픽 등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스와프를 통한 편법 승계를 막기 위해 비율이나 시기 등을 규제할 방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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