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처형후 첫 대사급 소환···본격적 숙청 예고?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처음으로 대사급 외교관을 소환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장성택 라인’에 대한 본격적인 숙청작업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 부부가 27일 호송 조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베이징발 고려항공 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다.

박광철 대사는 장성택 전 부위원장이 관리하던 외무성 라인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북한은 지난 5일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가족 일행을 중국 선양 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불러들인 바 있다. 그러나 장성택 처형 이후 대사급을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이번 소환이 장성택의 실각과 전격적인 사형 집행에 이어 장성택 측근과 친척들에 대한 '숙청' 또는 '정리'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군부를 비롯한 북한 권력의 전반에 걸쳐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던 장성택의 잔재를 지우는 일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현재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2인자인 장성택을 제거함으로써 유일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폭넓은 숙청작업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그를 '반란의 수괴'로 공식화한 만큼 추가적인 숙청에 대한 명분도 이미 확보해 둔 상태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성택 인맥으로 분류돼 본국 소환 가능성이 점쳐졌던 지재룡 중국주재 북한대사 등이 아직 건재한 점을 고려하면 장성택 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소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군부와 당내 보수세력이 장성택의 처형을 주도했다고 분석하면서도 김 제1위원장이 이 부분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느냐에 따라 추가 숙청의 범위나 완급이 조절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장성택 측근에 대한 선별적인 숙청이나 정리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장성택 라인에 대한 후속 숙청은 추가로 소환하는 인물의 중량감이나 소환 범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