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철강, 조선 등 수출 중심의 기업들은 지난해 ‘엔저 현상’을 겪은 경험이 있지만 연초 엔저 현상이 더 심각해지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엔저 현상이 국내 기업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반대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는 반사익을 얻을 수 있지만 북미시장에서 경쟁하는 자동차 경우 상대적으로 열세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말 정몽구 회장이 직접 주재한 법인장 회의에서 연구개발과 품질 중심의 경영전략을 특별히 지시했는데 이는 엔저에 따른 일본 자동차의 공습에 대한 대응책과 맞물려 있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수시로 팀장급 간부들을 불러 엔저에 따른 현장의 대응책 마련을 주문하고 결과를 보고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엔저를 활용한 가격할인 공세와 품질력을 앞세워 현대기아차 판매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엔저 가속화’에 따른 일본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강화에 맞서 복합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공급과잉과 중국의 저가 공급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철강업계는 엔저 약세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철강 주요시장으로 떠오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중·일의 치열한 수주전이 진행되는 상황에 엔저 현상으로 일본 철강 업체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고부가가치의 상품 개발로 일본 철강업체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매일 일본 엔화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비중이 높은 동남아에서 일본 철강사들이 가격을 무기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다면 국내 철강사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선업계는 일본 엔화 약세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들은 에코십, 해양프로젝트, 방산 등 일본 조선업계와 차별화에 성공함에 따라 자동차와 철강업계보다 상대적인 위치에 있다.
하지만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상황은 다르다. 벌크선과 탱커, 중형 컨테이너선 등을 두고 일본 조선사들과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일본 조선사 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하지만 중형조선소들은 일본과의 경쟁에서 고전할 것을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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