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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사망사고 민관 합작 안전불감증

제2롯데월드 사망사고 민관 합작 안전불감증

등록 2014.04.10 14:53

수정 2014.04.10 15:06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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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여주기식 안전점검···책임회피1년새 4번···사고 끊이지 않는 제2롯데월드롯데건설, 조기개장 급급···안전관리 뒷전

사고 발생한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사진=연합뉴스 제공사고 발생한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 사망사고가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눈가리고 아웅식의 관리감독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서울시 보여주기식 안전점검 비난 봇물 = 서울시는 이번 사고로 체면을 구겼다. 지난 2월 타워동 고층부에서 화재 사고 이후 제2롯데월드 안전점검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이후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사망사고가 또다시 터졌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시는 재발방지 대책 수립 전까지 철골공사 중단을 명령했고 유례없는 초고층부 안전관리 종합점검에 나섰다. 예방하는 차원에서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정기 혹은 비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지속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안전점검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고층부만 진행한데다 이마저도 아직 1차 점검을 끝내지도 못한 상태다. 비정기 검사는 아직 한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안전점검 중인 부분은 초고층부에 대한 것이고 사고가 발생한 저층부 배관공사와는 관련이 없다”며 “초고층 타워에 대한 안전점검 용역보고서는 4월 말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업안전 보호법상 안전대책과 관리는 고용노동부 소관으로 이에 대한 앞으로의 대책 역시 기본적으로 그쪽에서 세워야 한다”며 “지난 2월 사고 당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책을 마련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서울시의 안전점검은 ‘보여주기식’ 이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안전은 뒷전, 조기개장 혈안 = 롯데건설은 안전모 착용 등 현장에서의 안전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며 과실로 인한 사고라고 1차 결론을 냈다. 그러나 잦은 안전사고를 두고 롯데건설의 무리한 공기 맞추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 중인 경찰은 숨진 황모(38)씨가 지난달 19일부터 매일 야간근무에 시달렸고 사고 당시 현장 안전책임자 관리 없이 황씨가 가스 압력 테스트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황씨의 한 동료는 “공사를 빨리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야간 근무를 할 때가 많았다”며 “황씨는 가스 압력 테스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배관 제작을 하는 사람이 왜 가스 테스트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앞서 유가족 측은 “최근 황씨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3개 동의 조기 개장 계획에 따라 연일 야근을 하는 등 격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으나 황씨가 소속된 기계설비 협력업체 측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그동안 롯데건설은 저층부 공사가 끝나는 대로 조기 개장하겠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5월 개장을 공공연히 추진했다. 사용승인 권자인 서울시와 협의 없이 롯데건설이 일방적으로 조기개장을 밀어부치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업계에선 이번에 사고가 난 엔터테인먼트동 등 저층부 공사 공정률이 95% 수준으로 롯데건설 측이 조기개장을 한 달여 앞두고 과도하게 속도를 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경찰은 확보한 진술을 토대로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2차 소환해 조사하고, 시공사와 책임감리단 등 관련자를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현장 책임자 등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지는 조사가 더 진행돼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마천루의 저주인가 단순한 인재인가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으로 알려진 제2롯데월드는 크고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건축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특혜시비로 잡음에 시달렸다.

1988년 부지매입으로 시작된 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은 인근 경기도 성남시의 서울공항 비행 안전문제 등으로 인해 번번히 허가를 받지 못하다 이명박 정부시절에서야 허가를 받아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듬해 10월 건축위원회에서 이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서울공항의 활주로 방향을 변경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작년 2월 공사현장과 인접한 석촌호수 물 15만톤이 사라져 기초공사 과정에서 지하 암반수층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새어 나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같은해 3월 메가기둥에서 11곳의 균열이 발생, 안전문제가 제기되면서 대한건축학회로부터 정밀 안전진단을 받았다. 6월에는 타워동 43층에서 거푸집이 추락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어 10월에는 저층부 11층 캐주얼동에서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쇠 파이프가 50m 아래로 떨어져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충격으로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고층부 월드타워동 44층 철골 용접기 보관함에서 화재가 발생 25분 만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초고층 건물의 화재 취약성이 논란이 됐다.

지난 8일 오전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근로자 황모 씨(38)가 냉각수 배관 기압 점검 중 고압에 튀어 오른 배관 뚜껑에 이마를 맞아 숨졌다.

최근 1년 여 동안 4번째 발생한 안전사고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으면서 ‘사고월드’라는 오명마저 따라 붙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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