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소비 늘고 윤활유까지 ‘성수기’
따뜻한 5월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서 정유업계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여행 등으로 소비자들의 자동차 이용이 많아져 휘발유·경유와 함께 윤활유까지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제마진 강세가 5월말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과 겨울 난방시즌을 계절적 성수기로 본다. 여행과 나들이가 많은 여름에는 휘발유, 경유 등의 소비가 많아지고 겨울에는 기름보일러나 난로, 산업현장 등에서 등유 등 난방유 등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정제마진이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글로벌 테이퍼링 언급에 크게 악화됐던 시황이 계속적인 회복추세에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같은 정제마진 강세 기조는 기름 수요가 늘어나는 하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정제마진에 대해 “5월 말부터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고 6월~7월에 걸친 라마단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정제마진 개선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라마단은 이슬람 최대 명절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뿐 아니라 중동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 원유 물동량 감소로 각 사가 재고 확보에 나서게 돼 제품가격 상승을 불러온다.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정유업계가 웃는 이유는 또 있다. 정유부문 부진에 따라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벌인 고부가가치 ‘윤활유’ 사업의 최대 성수기 역시 여름철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자동차가동률이 높아져 윤활유 소비도 맞물려 늘어난다. 게다가 계절적 성수기가 아니더라도 유럽과 중국 등에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
지난 1분기 정유업계는 전체적으로 윤활유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기유(Base Oil)와 윤활유 시황의 점진적 회복세에 따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윤활기유 부문에서 전년비 586억원 늘은 663억원으로 2012년 3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절기 윤활유 성수기 도래로 지속적인 실적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에쓰오일도 1분기 윤활기유부문서 52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와 관련 에쓰오일 관계자는 “윤활기유 부문은 마진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전분기 증설 후 성공적 가동과 더불어 판매물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4대 정유사들은 윤활기유 사업에 앞다퉈 뛰어든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전문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스페인 정유사 렙솔과 함께 짓고 있는 윤활기유 공장이 올 하반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서 하루 1만3300배럴을 생산하게 된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말 GM의 자동변속기유 및 엔진유 공급자로 최종 선정돼 올해부터 3년간 GM에 연간 약 28만배럴의 윤활유를 공급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윤활기유 단일공정으로 세계 2위 규모인 하루 4만2700배럴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세계적인 공급사다. 에쓰오일은 전체 윤활기유 생산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주요 수출 시장을 인도, 중국, 베트남 등 신흥국과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많은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국으로 나눠 글로벌 메이커들과 장기 계약 등으로 안정적 판매 기반을 확보했다.
GS칼텍스는 2007년 윤활기유 사업에 뛰어든 이후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시장인 중국, 러시아를 넘어 중동과 호주, 남미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1월 다국적 기업 쉘과 합작해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설립했다. 충남 대산공장 내 3만3000m² 부지에 건설 중인 윤활기유 생산공장은 하루 2만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올 2분기 준공, 중순 이후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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