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지속 성장 중이지만 여전히 수익성 확보 못해
소셜커머스가 생긴 지 올해로 5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는 2010년 500억원에서 지난해 5조원 규모로 급속하게 팽창했지만 업체간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처음으로 실적을 공시한 쿠팡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3485억원, 1215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2012년 845억원, 2013년 1464억원이었던 매출액이지난해 138%나 성장하면서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30배나 커졌다. 지난해 물류와 배송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이에 대해 1500억원 이상의 집중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3월부터 배송직원 쿠팡맨 1000여명을 고용하고 1000여대의 1톤 배송 트럭을 구입해 서울, 경기 등에 직접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도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류센터 등에 대한 투자로 적자 규모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위메프와 티몬도 전년보다 영업손실 규모는 줄였지만 적자경영을 지속했다. 위메프의 매출액은 2013년 786억원에서 2014년 1843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2013년 361억원에서 2014년 291억원으로 약 70억원 줄이는 데 그쳤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575억원으로 전년(1149억원)에 비해 37% 늘어 상승폭은 경쟁사에 비해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46억원으로 전년(708억원)에 비해 65.2% 감소해 비교적 내실 경영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지속되는 소셜커머스 3사의 적자 경영의 가장 큰 원인은 과열 경쟁이 이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을 여전히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 288억 원, 판매촉진비 710억 원 등 총 매출의 절반 이상인 998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광고선전비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판매촉진비는 전년(342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티몬도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287억원, 판매촉진비로 74억원을 지출했다. 위메프와 마찬가지로 광고선전비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판매촉진비는 1.7배 증가했다. 쿠팡은 마케팅 비용을 확실하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년(428억원)의 5배 이상 증가한 2800억원 가량을 판관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사업 5년차라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때가 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쿠팡 측은 “지난해 손실금액 1215억원은 매출액 대비 비중을 감안할 때 초기 이커머스 기업들의 일반적인 매출 대비 손실율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셜커머스의 흑자전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쿠팡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감수하면서 시작한 ‘로켓배송’이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이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 쿠팡의 향후 사업 진행에 발목을 잡을 우려가 크다.
위메프는 연초 불거진 '갑질채용'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면서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 티몬의 경우 벌써 세번째 매각 단계를 밟고 있으며 최근 내놓은 ‘배송지연 자동보상제’의 ‘업계 최초’ 마케팅을 두고 위메프와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소셜커머스 업계는 적자 상태에서도 광고와 마케팅, 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벌이면서 외적으로 큰 성장을 거듭해왔다”며 “그러나 소셜커머스가 종합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경쟁과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단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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