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금리·주택시장 침체···시장 규모 10조 빠른 증가세
금융권, 채무조정 등한시···BIS 맞추려고 빠른 매각 선택
금융시장 부실 정상화 기능···경기침체 방증 시사하기도
최근 들어 재테크를 이야기할 때 부실채권인 ‘NPL’(Non Performing Loan)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틈새 투자상품으로 높은 호응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그 공급 배경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에서 판단하는 NPL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2008년 1조6000억원에서 4년 새 6배 이상 성장했다. 낮아진 예금금리와 부동산 매매시장 침체에 따른 결과다.
NPL은 부동산을 담보로 채무자가 금융회사로부터 3개월 이상 이자를 내지 못해 생긴 부실채권을 사들인 후 담보물건을 경매에 넘겨 배당·낙찰 받는 형태로 투자가 이뤄진다.
부동산 금융투자의 한 방법인 만큼 침체한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넣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매수자가 싸게 사들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주택을 공급한다. 임대료와 매맷값을 안정화하는 순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NPL이 공급되는 과정에는 금융시장의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
NPL이 공급되는 이유는 은행들의 여신건전성 차원이 크다. 금융감독원에서 은행들에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8% 이상을 맞추도록 강제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의 하나가 NPL을 매각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채무 조정을 통해 갚아나갈 수 있는 금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민 대다수의 전 재산이 아파트 한 채에 쏠린 현실을 고려하면, 경매로 넘어갈 처지에 놓인 채무자는 재기의 기회조차 박탈될 수 있다는 것.
한 금융·IT학과 교수는 “부실채권이 발생되는 것은 당연할 수는 있지만, 그 속도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침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은행들이 당장은 손쉽게 부실을 털어낼 수 있겠지만, 이런 추세가 장기화하면 금융 주체인 개인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계 전반이 ‘회생’의 가능성을 주기보다는 끝까지 빚을 받아내야 한다는 ‘약탈적’ 사고가 만연한다”며 “개인들의 채무조정제도(프리 워크아웃) 활성화 등을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게 금융회사들도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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