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불법 채권 파킹거래 관련 증권사 7곳 압수수색(종합)

검찰이 불법 채권 파킹거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직원들이 결탁해 불법 채권거래를 한 혐의로 서울 여의도 소재 7개 증권사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당한 증권사는 아이엠투자증권,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신영증권, 동부증권 등 7곳이다.

채권 파킹거래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매수한 채권을 장부에 바로 올리지 않고 중개인인 증권사에 잠시 맡긴 뒤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결제하는 것으로 금리 변동에 따라 추가 수익 또는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해당 증권사들과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에게 불법 채권 파킹거래로 고객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영업정지 및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해당 내용을 수사기관에 통보한 바 있다.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금감원의 수사 통보에 따른 것으로 검찰은 지난주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의 전 채권운용본부장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1월 채권파킹 거래와 관련해서 증권사와 관련자들을 제재하고 수사기관에 통보를 했다”며 “이번 압수수색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지난 1월 금감원 제재 받았던 채권파킹거래 관련된 후속작업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1시 30분경부터 검찰에서 연루된 직원의 컴퓨터 등을 보고 메신저 내용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이미 기관 경고나 주의 받고 마무리 된 상황으로 맥쿼리 관련 수사에서 근거 자료를 찾기 위해 온 것”이라며 “맥쿼리의 경우는 문제가 다르겠지만 국내 증권사들을 직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그런 의도는 아닌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제재가 약 3개월여 지난 시점에서 해당 내용의 고발보다 한 단계 낮은 수사기관 통보였다는 점에서 검찰이 구속수사 중인 A씨의 진술을 통해 다른 추가 혐의를 잡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해당 사건의 시점이 이미 많이 지난 상태에서 사건 관련 직원들까지 퇴사를 하기도 해 금감원이 내놓은 내용 외에 수사가 얼마나 진척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검찰이 채권이나 해당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뒷북만 치다가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지난 1월 당시 금감원은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신영증권에 기관경고와 과태료 5000만원, 아이엠투자증권과 동부증권에 기관주의와 함께 과태료 5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으며 HMC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3750만원, 25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