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자와 서울 입성 노리는 신규 사업자 대결
관세청에 따르면 ▲워커힐면세점(11월 16일) ▲롯데면세점 소공점(12월 22일) ▲롯데면세점 월드점(12월 31일) ▲부산 신세계면세점(12월 15일) 등 4개의 시내 면세점의 특허기간이 올해 말 만료된다.
특허신청은 오는 9월 25일까지로, 관세청은 11월 중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 특허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청 공고가 4개 면세점별로 따로 나왔기 때문에 4개 특허권에 대해 각각 신청을 받는다. 즉 많게는 한 업체가 4개 면세점 특허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15일 현재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외에 서울 시내 면세점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두산뿐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신규 시내 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 당시 고배를 마셨던 기업들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기존 사업자에 대해 도전장을 내민 ㈜두산은 동대문 두타를 면세점 입지로 정하고 면세점 사업 진출 준비에 들어갔다. 두타가 들어서 있는 동대문은 관광객 규모가 서울 시내에서도 손 꼽힐 정도로 많지만 면세점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면세점이 들어서기에 가장 유력한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 때문에 지난 7월 입찰전 당시 여러 업체가 후보지로 정할 만큼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두산이 그 동안 펼쳐오던 유통업에서 대부분 손을 뗀 상황이기 때문에 유통 중에서도 까다로운 면세업에 도전장을 낸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 회장이 면세점 선정과 관련해 정치권과 어느 정도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외에 입찰 참여가 유력시 되는 기업으로는 신세계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아직 이번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 결론내지 못했지만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서울 시내 입성에 재도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7월 신규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 백화점 본점의 명품관을 통째로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과 함께 남대문 시장과의 상생 협력 등을 내걸고 도전한 바 있다.
이번 입찰에서 복수의 사업권에 도전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최소한 두 개의 특허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점과 강남점 등 강북과 강남에 후보지를 포진해 롯데면세점의 소공점과 월드점을 모두 겨냥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마감이 다가왔기 때문에 늦어도 이번 주말, 다음 주초에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산 면세점을 수성하는 데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신세계와 같이 지난 7월에 면세점 사업에 도전했던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입찰 참여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던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면세점에 재도전 할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세점 사업은 당분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기존 운영 업체도 특허권 만료시 신규 지원 업체들과 동등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이 이미 일궈놓은 성과와 고용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를 뒤집을 만한 반격 카드를 가진 기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기존 사업자가 유리한 것이 현실이다.
다만 롯데면세점의 경우 특허가 두 곳이나 만료되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다소 불리하다. 2014년말 매출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른다는 이유로 ‘독과점’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가 롯데그룹 오너 가(家)의 경영권 다툼으로 ‘특혜’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 곳 중 한 곳은 수성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도 워커힐 면세점의 입지가 다른 후보지에 비해 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등 기존 사업자들은 사업권을 수성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관광객 모객 및 관광 수요 창출, 지역 사회와의 상생 등을 이뤄놓았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전략을 내놓지는 않는 대신 기존 성과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신규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사업을 해왔는지를 정리하고 강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 역시 “착실하게 준비해 기존 사업권을 수성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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