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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사기극’ 신원 박성철家 몰락···박정주 사장 거취는?

‘회생 사기극’ 신원 박성철家 몰락···박정주 사장 거취는?

등록 2015.11.27 19:0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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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철 회장 탈세, 파산법 위반으로 징역 6년가족·페이퍼컴퍼니로 ‘편법’ 경영권 회복차남 박정빈 부회장은 회사 자금 횡령가족 전체가 도덕성 타격 입어“삼남 박정주 사장도 도의적 책임 져야”

박성철 신원 회장.박성철 신원 회장.


박성철 신원 회장과 그 가족들이 법원과 채권자들을 상대로 ‘회생 사기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독실한 기독교인, 정직하고 청렴한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이들이 탈세, 회생 사기, 재산 은닉 등 온갖 편법행위를 벌여왔다는 사실에 업계가 받은 충격이 적지 않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법 위반과 사문서위조 및 행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 회장에게 징역 6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박 회장은 신원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과정에서 재산을 은닉하고 법원과 채권자들을 속여 거액의 채무를 탕감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영권을 편법으로 되찾았고 이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박 회장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 송모씨와 아들들까지 동원된 정황이 포착됐다.

신원의 창업주인 박 회장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해 1998년 외환 위기 후 회사 경영이 악화되자 1999년 초 주력계열사인 ㈜신원과 신원제이엠씨·신원유통 등의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신원은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부채 상환 유예와 탕감, 추가 융자 등의 혜택을 받고 신원의 채무 5400억원을 감면 받았다. 2003년 워크아웃에서 졸업할 때까지 박 회장은 회장 자리는 유지했지만 보유 지분을 모두 내놓았다.

이 사이 박 회장은 300억원대의 부동산과 주식 등을 차명으로 만들어 은닉했으며 이 차명 재산은 나중에 그룹 지주회사격인 ㈜신원의 경영권 회복을 위해 주식을 다시 매입하는 데 사용했다.

이어 박 회장은 경영권을 회복하기 위해 가족과 페이퍼컴퍼니 ‘티엔앰커뮤니케이션즈’를 동원해 채권단이 내놓은 신원 주식을 사들였다.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의 대주주는 모두 박 회장의 가족들로 부인 송모씨가 최대 주주(26.6%)이며 박 회장의 세 아들도 지분을 1%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는 신원이 워크아웃 중이던 2001년 설립된 데다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매출액이 ‘0’이며 임직원에게 지급한 보수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영업 활동이 없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이 애초부터 경영권을 편법으로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세운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받았다.

박 회장은 가족과 티엔엠의 명의로 주식거래를 했기 때문에 세금도 내지 않았다. 박 회장이 탈루한 세액은 종합·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합치면 25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박 회장은 2008년 개인파산, 2011년에는 개인회생 절차를 각각 밟으면서 재산이 없는 것처럼 법원을 속이고 250여억원의 개인 채무도 면제 받았다. 국가가 어려운 경제주체들을 구제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를 악용해 경제적 이득을 얻은 것이다.

박 회장뿐만 아니라 차남 박정빈 부회장도 개인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회사자금 47억원을 횡령해 주식투자를 했다. 박 부회장은 주식 투자에 실패하자 또다시 28억원을 빼돌렸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후계자 지위를 이용해 임직원이 허위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게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부회장 역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더욱이 평소 박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청렴한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었다. 위기에 빠진 신원을 다시 회생시키는 과정에서도 정직과 신뢰를 기반으로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

박 회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섬유패션단체장과 종교계인사,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을 포함해 1만9000여명이 박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회장이 그 동안의 이미지와 같은 ‘도덕적인 경영’은커녕 그의 가족들을 동원해 편법을 일삼았으며 경영자로서의 의식 자체가 도덕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업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향후 신원의 경영권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박성철 회장이 구속되고 박정빈 부회장마저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후 삼남인 박정주 사장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족 모두가 회생 사기에 관련돼 도덕성이 큰 타격을 입은 만큼 박정주 사장도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 경영진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신원 관계자는 “오늘 선고 내용에 대해 임직원 모두가 충격을 받았지만 일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그룹 경영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없고 박성철 회장, 박정빈 부회장의 항소 여부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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