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갑작스런 통보에 대응책 마련 고심의류제품, 유행에 민감해 피해 커질듯개성공단 의존도 낮춰 미리 대비한 기업도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따른 추가 조치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 패션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서 지난 2013년 약 160일간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경험한 만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는 A 패션기업 관계자는 10일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당혹스럽다”며 “모든 입주 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13년에도 개성공단이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신규 업체가 개성공단에 입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때와 비슷한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 전면 폐업이 아니라 중단이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켜볼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일부터 적극적으로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124개 기업 중 패션, 섬유 관련 기업은 절반이 넘는 73개(58%)에 달한다. 신원, 인디에프, 좋은사람들, 로만손 등 중견기업 외에도 완제품·의류 소재를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입주해있다. 국내에서 이들과 협력하는 업체도 수천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특히 영세업체의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생산 의존도가 높아 생산량 문제로 제품 수주에 큰 차질을 빚을 기업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 제품의 경우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산, 수주 시기를 놓치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입주한 섬유기업 중에는 개성공단 생산 비중이 50%를 넘는 업체도 많다”며 “이들 업체는 대부분 영세업체인데 개성공단이 중단되면 사실상 조업을 멈춰야 하므로 피해가 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2013년 개성공단 전면 중단, 지난해 초 북측과의 임금협상 문제 등 크고 작은 ‘북한 리스크’가 반복됐던 만큼 미리 대비한 업체들도 있었다.
또 다른 입주기업 B업체의 관계자는 “북한과 관련한 이슈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그 동안 개성공단 물량을 많이 조절해왔다”며 “개성공단 외에도 국내외에서 분산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특별한 피해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통일부는 이날 오후 5시께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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