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경쟁은 ‘마케팅’, 소비자 이미지 구축 수단
저속도 네트워크 경쟁은 ‘생태계’, 수익창출 목표
국내 이동통신3사는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를 높이는 256QAM(쾀), 업링크 CA(주파수 집성 기술)을 상용화했다.
256쾀 기술은 변조기술이다. 디지털 신호를 주파수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무선통신에서 활용되는 주파수는 아날로그다. 데이터는 2진 디지털 신호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주파수에 얹는 기술을 변조 기술이라고 한다.
기존 LTE에서는 64쾀이 도입됐다. 한 주파수 신호 당 6비트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256쾀은 8비트다. 하나의 주파수 신호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만큼 속도도 빨라진다. 64쾀에서 256쾀으로 전환할 시 속도가 33% 빨라진다. 기존 3밴드 LTE의 최대 속도는 300Mbps. 이번 256쾀 기술 도입으로 최대 400Mbps로 높아졌다.
업로드 속도를 높이는 기술은 업링크 CA다. CA는 주파수 집성 기술이다. 서로 다른 주파수를 하나의 주파수처럼 합쳐 사용하는 기술이다. 다운로드에서는 이미 도입됐다. 3개의 주파수를 묶을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4개까지 묶을 수 있다. 업로드에서는 기술 문제로 이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단말 기술 발전에 따라 이를 지원하게 됐다.
변조 기술인 쾀도 기존 16쾀에서 64쾀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에 따라 업로드 속도는 이론 상 75~150Mbps까지 높아졌다.
기술 발전에 따라 한 번씩 속도가 빨라질 때마다 이동통신사들은 마케팅 전쟁을 벌였다. 소송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몇초만에 음원 등을 받을 수 있다고 광고전을 벌였다. 모두 소비자들에게 자사 통신품질이 높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는 광고일 뿐이다.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의 상승은 사실상 마케팅 효과를 누리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실제 속도는 1/3~1/2에 불과하다. 다운로드 400Mbps, 업로드 150Mbps는 최대 속도다. 더군다나 최신 단말 외에는 이를 지원조차 안한다.
이동통신사들의 빠른 속도 경쟁이 마케팅 수단이라고 하면 IoT 시장에서의 저속도 네트워크 경쟁은 생태계 확산을 위한 수단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LORA(로라) 전국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KT는 LTE 기반 기술 LTE-M을 상용화했다. LG유플러스는 LTE 카테고리 1을 지원하는 모듈 개발을 완료하고 상반기 중 이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3사가 선보인 이들 기술은 모두 배터리 하나로도 1~2년 동안 사용이 가능하면서도 수kbps에서 최대 10Mbps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일반 스마트폰에 적용하긴 부족한 속도다. 이는 모두 IoT에 활용된다.
IoT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B2B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기들을 제어하거나 혹은 파생되는 정보를 송신하는 등의 산업 IoT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용 IoT에서 필수적인 부분은 센서 데이터다. 하루 수KB에 불과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와이파이나 LTE 등의 네트워크는 별도 전원이 필요해 접목하기 어렵다.
하지만 로라, LTE-M 등의 기술은 배터리로도 활용이 가능하며 소량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적합하다. 개발에 필요한 모듈 비용도 저렴하다. 개발자들이 손쉽게 구매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용이하다.
개발 생태계가 확산돼야만 IoT 시장 파이가 커진다. 파이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동통신사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도 플랫폼 수익을 노리기도 수월하다. 스마트폰의 초고속 경쟁이 이미지를 위한 것이라면 저속도 네트워크 경쟁은 실제 수익 창출을 위한 경쟁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동통신사들의 속도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4개의 주파수를 묶어 통신 속도를 높이는 4밴드 LTE 지원 단말이 출시될 예정이다. 주파수 경매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저속도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신규 기술인 NB-IoT 기술 표준화가 예고돼 있다. SK텔레콤도 LTE 기반 저전력 장거리 통신기술을 준비 중이어서 이동통신사들의 ‘빠름’과 ‘느림’ 경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어진 기자 lej@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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