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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잔치’ 일자리 정책, 이제 그만

[10대 정책제안]‘돈잔치’ 일자리 정책, 이제 그만

등록 2016.05.17 11:00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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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의 정부 일자리대책···재탕·짜깁기5년새 일자리 예산 두 배···효과는 전무전문가들 “중장기대책·양질일자리 필요

‘글로벌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글로벌 중소·벤처 청년 채용 박람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정부가 내놓는 고용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총 9번의 일자리 정책이 나왔지만, 고용률은 60%를 벗어나지 못해 70% 달성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일자리 대책이 노동구조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하고 겉핥기식 방안만 제시되고 있고, 이마저도 기존에 나왔던 대책의 재탕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자리 예산은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않은 게 이를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 재탕·짜깁기 일자리 대책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대책은 청년과 여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2년간 일하면 1200만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청년취업내일공제’를 도입했다. 육아휴직 지원금을 10만원 올리고 경력단절 여성 고용 시 사회보험료 세액공제율을 두 배로 올리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돈잔치’ 일자리 정책, 이제 그만 기사의 사진

지금까지 정부는 고졸자 취업자와 이를 고용한 기업들을 돈으로 지원하기도 했고, 청년들을 해외로 내보내기도 했다.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 직업훈련,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과를 신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취업교육도 강화해 왔다.

그러나 기존 대책의 재탕·짜깁기 대책이라는 비판과 실효성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청년·여성일자리 대책 중 ‘청년취업내일공제’는 기존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를 변형한 것으로 기업에 주던 390만원의 지원금 중 청년에게 300만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금이 90만원으로 줄었고, 청년 입장에서는 혜택을 받는 인원이 1만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신규채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로지도와 선도대학 육성, 진로지도, 취·창업 지원 등은 ‘해외취업촉진 방안·대책’을 제외한 7번의 일자리 대책에 모두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대학생 직무체험은 기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돼 오던 것을 대학생으로 확대한 것이고, 대학생이 졸업 때까지 진로지도·취업지원서비스 제공도 지난해 6월 ‘인문계 전공자 취업촉진방안’ 내용과 같다.

◇ 예산은 늘어나는데 성과는 無
박근혜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율 70%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예산은 물론 9번의 일자리 대책을 쏟아냈다. 이 중 6번이 청년일자리 대책이었다.

2014년 이후 분기별 고용률 추이(%)2014년 이후 분기별 고용률 추이(%)

정부의 일자리 사업 예산은 2011년 8조8000억원에서 올해 15조80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예산은 14조원 규모였다. 2년간 30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일자리 사업에 쏟아 부은 셈이다. 청년고용 촉진을 위해 사용한 예산은 6조5000억원이 넘는다. 2013년 1조3345억원, 2014년 1조3316억원, 2015년 1조7584억원, 올해 2조1113억원 등이다.

그럼에도 고용율은 6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기기준으로 201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단 한 번도 고용율이 61%대를 기록하지 못했다.

청년실업률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9.2%로 연간 기준 가장 높았던 청년실업률은 올해 2월 1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3월(11.8%), 4월(10.9%)은 월기준 최고치였다.

청년실업률 및 청년일자리 예산 추이(%, 억원)청년실업률 및 청년일자리 예산 추이(%, 억원)

문제는 청년층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실업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청년인구는 지난해 12월 1만5000명 줄었고, 올해 4월에는 4만7000까지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경제활동참가율은 1.1%포인트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청년층의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고, 원하는 직장이 없다보니 실업자가 된 청년들도 그만큼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 단기 버리고 근본대책 절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정부의 단기성 일자리 대책의 남발을 자제하고 중장기적 시계를 갖는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 청년들이 희망하는 양질의 일자리와 노동시장의 개선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정책의 목표를 분명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자리의 질과 노동자의 만족도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발굴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근본적인 대책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임금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했고, 조호정 연구위원도 “산업의 고용수요 확대를 가로막는 경직적 노동시장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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