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추가자구안에 ‘IPO 계획’ 제외”“시장여건 감안해 시기 저울질 할 듯” 분석도
2일 현대중공업은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과 지분 매각, 비조선부문 분사 등의 경영개선계획을 잠정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3조5000억원 규모의 이번 자구계획에 하이투자증권 조기 매각을 비롯해 유가증권 등 비핵심 자산 처분, 지게차·태양광·로봇 사업부문 분사, 인력 조정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력시됐던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계획은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오일뱅크는 모기업의 경영위기와 맞물려 연초부터 상장 또는 매각설에 시달렸지만 현대중공업이 상장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지분율 91.3%)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오일뱅크의 상장을 서두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금액 일부를 회수함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사전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회사 측은 “현대오일뱅크의 프리IPO를 검토한 바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의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시점에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현대오일뱅크 시가총액이 6조~7조원으로 추산됐지만 최근에는 증시여건 악화로 4조~5조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유업계를 보던 시선도 2분기에 들어서며 우려로 뒤바뀌었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던 정제마진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분기까지 호실적 행진을 거듭한 정유사도 이후는 불투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했을 때 현대중공업이 굳이 오일뱅크의 상장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기에는 현대중공업의 유동성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물론 현대중공업 입장에서 ‘알짜회사’로 꼽히는 오일뱅크의 상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우세하다.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산 원유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 이란산 원유 수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타격을 입었고 그 여파로 상장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비밀협약유지 계약에 따라 자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여부는 시장여건을 다각도로 검토한 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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