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40달러 붕괴 눈앞···환율 13개월 만에 최저수출반전 기대했던 정부···저유가·환율 리스크 재발에 ‘끙끙’
◇ 저유가 공포 엄습
2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4달러 내린 40.06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4월20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4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 때 40달러가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40.17달러로 턱걸이를 했던 두바이유는 이미 40달러대가 무너진 38.91달러가 됐다. 국제유가 하락은 원유생산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라크의 생산량 증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상 최고 수준 생산량, 7월 미국 오일채굴장치 가동 돌입 등이 공급과잉 우려를 키웠다.
당장 우리나라는 하반기 ‘수출 턴어라운드’ 목표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수출반전을 위해 무역상사 제도를 전면 개편해 해외진출 유통채널을 활용한 수출활성화 방안을 내놨고, 단기 수출확대를 위해 신흥시장·해외 프로젝트 등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수출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 두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하면서 19개월 연속 사상 최장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출반전을 기대하면서 종합대책을 내놨던 것은 국제유가가 상승기조에 있었고, 미약하게나마 세계경제 회복 전망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전세계 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주요 70개국 교역 추이를 보면, 2013년 2%, 2014년 0.4%였다가 2015년 -12.8%로 급락한 뒤 올해 5월까지 -5.7%를 기록하고 있다. 하반기 세계경제가 다소 회복되면 교역량 회복도 기대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반전에 사실상 국제유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유가는 우리나라 수출제품에 대한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고, 세계경제 상황은 수출여건(물량)을 결정짓는다. 박진규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브리핑에서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세계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보이고, 일부 품목에 대한 단가 회복도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본 것도 이러한 이유다.
국제유가가 40달러대 아래로 곤두박질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같은 ‘단가하락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 등의 주력 수출품목이 저유가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았었다. 7월 수출이 두자릿수로 곤두박질 친 원인 중 하나도 수출단가 하락(-8.8%)에 있다. 박 국장은 “변동요인은 브렉시트 영향이나 국제유가가 전망치보다 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환율 너마저···단가하락에 엎친 데 덮친 격
환율마저 수출회복을 도와주지 않고 있다. 최근 원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수출에 부정적인 전망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113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9일 1120원, 이달 1일 1108원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111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24일(1108원) 이후 13개월 만이다. 1100원선은 우리 수출기업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환율하락은 우리나라 수출에 위협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직간접적인 환율 개입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한국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미국도 환율 개입을 하지 말라는 경고성 언급을 피력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이 환율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우리나라마저 환율조작국으로 찍힐 수 없는 노릇이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달러 변동성은 2015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6월에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환율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은 수촐회복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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