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사장, 금호홀딩스 등기이사 선임동생 박찬구 회장과 7년 만에 화해 그룹 지주사로 금호홀딩스 출범 후 금호고속·금호타이어 인수 박차 업계 “심리적 안정 찾았으나 금호타이어 인수 쉽지 않을 것”
2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의 장남 박세창 전략경영실 사장은 금호홀딩스㈜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그룹은 금호기업 등기이사였던 박세창 사장이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가 합병된 금호홀딩스로 넘어간 것이란 설명이지만 재계에서는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 보고 있다.
박 사장은 고 금호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이다. 입사 14년 만인 올 1월 사장직에 올랐으며 3월에는 금호기업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박 사장이 임명되자 재계 안팎에서는 박 사장에 대한 경영 수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금호홀딩스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도 실무적 경험을 축적한 박 사장의 활동 반경을 넓히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다.
박삼구 회장이 3세 경영 승계 체제 구축과 그룹 재건에 탄력을 받은 것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화해하면서 부터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 사이에 갈등이 시작된 것은 2009년이다.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의견이 충돌한 형제는 이후 인수 과정에서 부실 책임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결국 그룹 계열사를 분리를 결정, 2010년부터 박삼구 회장은 건설(금호산업)과 항공(아시아나항공), 박찬구 회장은 석유화학(금호석화)을 분리 경영했다.
그룹 계열사 분리로 형제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2011년 금호석유화학이 압수수색을 받고 박찬구 회장이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후 10여건의 소송이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이 알짜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에 ‘헐값’에 매각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돌연 소송을 취하를 결정했다. 주주와 시장의 가치를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주체간의 갈등이 부득이하게 야기됐고 국내 제도와 정서상 한계에 부딪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년간 지루하게 끌어온 형제 갈등을 매듭지은 박삼구 회장은 전반적인 그룹의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재무안전성 확보를 위해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해 지난 12일 금호홀딩스를 출범했다.
‘형제 갈등’이라는 짐을 덜은 박삼구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호고속의 경우 부족한 인수대금 1500억원 중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 자금문제를 해결했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인수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산업은행·우리은행·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9월 내 내년 1월 경 본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으로 금호타이어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42.01%이다. 박삼구 회장은 개인으로 한정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박 회장이 수용하면 우선적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실탄이다.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빚을 졌기 때문이다.
이에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직원들을 직접 챙기고 있으며 실탄 마련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을 방문해 근로자를 격려하고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를 면담했다. 그룹 측은 단순한 격려 차원의 방문이었다는 설명이지만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고용보장 등 근로자의 실리를 보장할 경우 경쟁사에 부담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 등 그룹 내 직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며 분위기 형성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쓴 박삼구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박찬구 회장과의 화해로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서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우선매수청구권 외 새로운 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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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lj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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