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가격인상에도 상반기 실적 악화 흰우유는 만성적자 허덕···음료 시장 과열출산율 저하로 소비자 감소···김영란법도 ‘악재’ 업체별 해외 진출 전략으로 기회 모색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반에 번진 불황으로 올 상반기 제과·빙과·우유·분유 등 식품업계 영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롯데제과·오리온·해태제과·크라운제과 등 제과4사의 상반기 개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총 1조8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 26.5%와 34% 감소한 1234억원과 63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등은 올해 주요 제품의 가격을 8~11% 정도 올리고 중량을 조정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을 노렸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인상분이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고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마련한 할인·증정행사 등 마케팅활동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면서 수익성 악화를 불러왔다.
빙과류나 음료 제품의 경우 올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로 매출이 일부 회복된 것으로 예상되지만 커피 전문점을 비롯한 대체재의 꾸준한 성장으로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안도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유업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3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총 2조20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1796억원보다 늘어난 수치다. 사업 다각화에 실패한 서울우유의 매출이 떨어진 반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상승세를 타며 업계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이들 업체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흰우유 사업은 여전히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1인당 연간 흰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에서 2015년 26.6㎏으로 13.6% 감소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각 업체도 관련 사업에서 상당한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해당 부문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식품업계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출산율 저하를 꼽는다. 주소비층인 아동 인구 감소로 절대적인 소비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9월부터 본격 시행에 돌입한 김영란법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하반기에는 식품업계 실적을 더욱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시행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각 유통채널과 식당가 등을 중심으로 소비절벽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라 결국엔 식품업계에 오는 타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식품업체들도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유통망을 확대하는 한편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 베트남·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진출을 잇따라 타진하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주소비층 감소에 따른 실적부진은 국내 식품업계의 오랜 난제”라면서 “소비침체로 신제품을 통해서도 별다른 효과를 보기 어려운 만큼 신사업 확장이나 해외 진출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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