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통화정책 여력 제한적이다”유일호 “통화정책 여력있다” 발언은 변수
10일 금융권에따르면 이달 한국은행 금통위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눈앞에 다가왔으나, 한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은 이같은 전망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연차총회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경우 통화정책의 여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화정책 만으로는 경기부양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와 함께 한은이 금리 인하를 쉽게 내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게다가 1250조를 넘어서 1300조원을 향해 달려가는 가계부채 역시 한은이 쉽게 금리인하에 나서지 못하는 점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달 9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입을 모아 가계부채 증가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특히 가계부채에 대한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한은이 쉽사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B은행 관계자는 “최근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며 “이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요한점은 정부가 기준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IMF·WB 연차 총회에 참석해 “통화정책에 여력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현재 기준금리 1.25%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록 기재부 측은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재부가 한은 측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당시 ‘척하면 척’이라는 말이 논란이 된 것처럼 기재부의 압박에 한은이 움직이는 듯한 모양새가 취해졌던 사례가 있다”며 “비록 이번에는 이주열 총재가 나서 기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으나 한은측도 무형의 압박은 받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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