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신격호 신동주 등 오너가 5명 재판에수사 끝나자 임직원 안도잃어버린 4개월 되찾으려면 넘어야할 산 많아
앞서 신 총괄회장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장녀인 신영자(74)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각각 탈세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여서 롯데는 총수일가 5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서게 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수사가 끝나자 롯데 임직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당장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고 이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적폐 해소를 위해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멈춰있던 경영에 속도를 내며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야 하며 고꾸라진 실적도 되돌려야 한다.
롯데 수사팀은 19일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 신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회사 자금 빼먹기, 계열사 불법 지원, 조세포탈 등 총체적 비리를 규명하고 책임 있는 총수일가 모두를 재판에 넘겼다”며 “적발된 범죄 금액이 3천억원에 이르고 총수일가의 횡령성 이득액이 1천462억원에 달하는 심각한 수준의 기업 사유화 폐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총수일가 5명을 제외하고 구속·불구속 기소된 그룹 정책본부 간부와 계열사 대표 등 전·현직 임직원은 모두 14명이다. 개인 22명과 법인 2곳(롯데건설·롯데홈쇼핑)을 포함한 전체 기소 인원은 총 24명이다.
검찰은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신 회장에게는 500억원대 횡령과 1750억원대 배임 혐의를 적용키로 했다. 총수일가가 한국이나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나 고문 등으로 이름만 올리고 아무런 기여 없이 거액의 급여를 타간 행위에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형인 신 전 부회장에게 400억원대, 서씨와 딸 신유미(33)씨 등에게 100억원대 등 총 500억원대 부당 급여를 지급했다고 봤다.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신 총괄회장에게는 탈세와 배임 혐의를 적용한다. 신 총괄회장은 2006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6.2%를 서씨와 신 이사장이 지배하는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에 액면가에 넘기는 방식으로 수천억원의 증여세 탈세 혐의와 함께 서씨와 신 이사장이 운영하는 롯데시네마 매점에 780억원의 일감을 몰아준 배임 혐의도 받는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계열사에서 부당하게 400억원가량의 급여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사상 최대 인력을 투입해 전방위로 수사를 펼쳤던 검찰은 모든 의혹의 정점에 있는 총수 일가를 구속기소하는데 실패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해 재계 5위 기업을 망가뜨려 상처남 남겼다는 비난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까지 신 회장을 목표로 132일간 수사했지만 개인 비자금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롯데 수사에 서울중앙지검의 3개 부서 검사 20여 명을 투입했고, 압수 수색에 수사관 200여 명을 동원하는 등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폈다. 그러나 요란했던 수사과정에 비해 수사결과는 그에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앞서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의 핵심인물이었던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까지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한 지 하루만에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장고끝에 신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 역시 법원에서 기각했다. 이제 공은 법원에게로 넘어갔다. 그동안 검찰과 롯데 측이 핵심 혐의를 두고 팽팽히 맞서왔던 만큼 법정에서도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이 예상된다.
◇수사 끝나자 롯데 임직원 안도
한편 검찰 수사가 종료되자 롯데 임직원들은 이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임직원들은 4개월간 숨막히는 검찰 수사로 그룹과 계열사가 초긴장 모드로 돌입하면서 경영공백이 더 커질까 노심초사 했다.
그러나 그룹 총수가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롯데는 해결해야할 사안이 많다. 당장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과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여러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하고, 이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적폐 해소를 위해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4개월간 펼쳐진 검찰 수사로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그동안 올스톱됐던 그룹 현안들과 고꾸라진 계열사 실적을 챙기며 경영에 속도를 내야 한다.
또 이번 수사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상처도 빨리 추스려야 한다. 4개월여 동안 500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고(故) 이인원 부회장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롯데그룹이 받은 심리적 상처가 크다.
롯데그룹은 “오랫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향후 재판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롯데가 사회와 국가경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했다”며 “앞으로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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