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崔 모녀 두고 삼성만 수사 압박애꿎은 기업 옥죌 경우 모두에게 피해재계 일각 “계획 수립 위한 배려 필요”
검찰은 지난 12일부터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한진, 한화, 포스코, CJ 등 재계 최상위권 주요 기업들의 총수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비공개 소환해 조사한 것에 이어 개별 기업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선수 활동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수십억원 상당의 현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을 향해 점차 칼끝을 예리하게 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삼성 서초사옥에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해 삼성전자 대외협력단과 박상진 대외협력 담당 사장, 황성수 대외협력 담당 스포츠기획팀장 겸 전무 사무실과 미래전략실 일부 사무실에서 상자 8개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박상진 사장과 황성수 전무에 대한 소환조사를 거듭 진행했고 오는 18일 오전에는 삼성그룹 대관 업무의 총괄 책임자인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겸 사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재계는 이 같은 검찰의 행보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아무리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고 있다지만 모든 의혹의 중심인 정유라 씨에 대한 직접 수사에 대해서는 윤곽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만 옥죄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수사는 최 씨 본인과 청와대 비서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정유라 씨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는 정 씨 본인에 대한 수사 없이 주변 기업들에 대해서만 진행되고 있다. 몸통은 내버려두고 깃털만 보고 있는 셈이다.
다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최순실 씨가 관련 의혹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기업에 대한 수사와 동시에 정 씨에 대한 직접 수사를 같이 진행해야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4분기가 경영 계획에 바쁜 시기인 만큼 경영 계획 수립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이 최소한의 감안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검찰의 압수수색과 임원 소환조사는 삼성으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뜩이나 새해 계획 수립으로 바쁜 상황에서 검찰 수사까지 신경을 쓴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데 검찰 수뇌부는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임원은 “범죄 사실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권력자나 모두에게 성역이 없어야 하겠지만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에서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수사 활동이 이뤄지길 기대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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