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채무재조정 포함 추가 자금지원안 발표연내 만기 도래 9400억 등 유동성 확보 숨통인력 구조조정·자구계획 이행 여전히 더뎌사업 개편·M&A 등 추가 노력 뒤따라야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자금지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대우조선 부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에도 주인 없는 회사로써 방만 경영이 지속됐던 만큼 명확한 책임 추궁과 함께 경영 쇄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는 모양새다.
23일 대우조선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기존 채무조정 방안 및 신규 자금지원 등을 담은 ‘대우조선해양 추가 자금 지원 및 구조조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여기에는 이해관계자 간 손실분담 원칙에 따라 8조8000억원 규모의 채무 재조정과 함께 무분규·임금반납 등 고통 분담,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 등이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약 1조5000억원 상당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대해 50%를 출자전환하고 50%는 만기 연장키로 결정했다. 또 7000억원 상당의 시중은행 무담보채권은 80% 출자전환, 20%는 만기가 연장되는 한편 약 1조6000억원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부담보채권은 전액 출자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다음 달 도래하는 4400억원을 비롯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올 9400억원의 회사채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자구계획안 실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처럼 신규 자금지원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게 됐지만 대우조선 안팎에서는 ‘밑빠진 독의 물붓기’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선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하더라도 자구계획 이행률이 30%에 불과한 것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 노력에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지난해 총 5조3000억원의 자구계획 가운데 1조5200억원을 이행해 28.7%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조선 ‘빅3’로 분류되는 현대중공업(56%)과 삼성중공업(40%)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대우조선과 달리 나머지 양사는 대규모 인력조정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8000명의 인력감축과 자산 매각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는 사업부 분사를 통해 전문화와 경영합리화를 통해 추가 자구계획을 이행할 방침이다.
대우조선 역시 자산 조기 매각과 더불어 노사 합의를 통한 인원감축, 임급반납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2015년 정성립 체제 출범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난색을 표하고 업황 회복에 대한 오판이 이어지면서 정상화는 커녕 불확실성만 더욱 확대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유동성 회복에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 소난골 문제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대우조선은 지난해부터 소난골과 수 차례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채 잔금 수령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규 자금지원 결정 이후에도 대우조선에 대한 보다 엄정한 경영정상화 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저가수주에 따른 부실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기준을 통해 리스크 및 수익성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빠른 경영정상화를 통해 한시라도 빨리 ‘주인 없는 회사’라는 비정상적인 지배구조 해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정부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는 등 경영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과거 사례를 꼬집은 것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관리 하에 들어간 이후 경영진은 물론 일반 직원까지 각종 비리에 연루됐던 게 사실”이라며 “대우조선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자금지원 뿐 아니라 뼈를 깎는 구조조정 및 사업개편 노력이 함께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hm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