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액면상은 시장 정보 공유차원한은은 거시경제, 국토부는 통계치 공유일각에선 임종룡 등 금융위 견제용 관측부처간 가계부채 네탓 공방가열···혼란가중
6일 건설부동산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은과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정보 공유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실제 지난달 14일 한은 본관에서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과 한은 물가분석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실무진 회의가 열렸다. 이번 협의체를 통해 국토부(주택토지실)는 주택 관련 통계와 정부 정책 방향을 한은과 공유하고, 한은(물가분석부)은 부동산시장 동향 분석 자료를 국토부에 제공하게 된다. 국토부와 한은은 앞으로 분기마다 1회씩 협의체를 가동해 부동산 시장 관련 주요 통계와 정책 동향과 방향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번 협의체 구성은 김경환 국토부 1차관과 장병화 한은 부총재가 뜻을 모아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하면서 최근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정부와 한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질타한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토부와 한은의 이번 협의체 구성이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 견제용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계부채는 물론 부동산 정책 관련 금융위 등 금융 당국이 거의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 기관이 힘을 모아 독주를 막아보겠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임종룡 위원장으로 대변되는 금융위가 금융은 물론 부동산 정책까지 주도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부동산 관련 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DTI(총부채상환비율)이나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은 물론 집단대출 규제 등 주택금융 정책 관련해서 제 목소리를 못내고 금융위에 끌려다니다보니 제대로된 주택,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건설업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토부 장관이 거시와 금융계열의 기획재정부 출신인 강호인 장관이다보니 이런 금융 쏠림 현상이 더 강하다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는 집단대출 등 금융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집단대출 규제를 제 2금융권으로 강화하거나 더 강화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를 새로 내놓은 등 옥죄기 수위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주택 시장이 차갑게 식을 조짐을 보이는데도 국토부는 시장을 모니터링하겠다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 재차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게 주택 정책 주도권을 뺏긴게 아니냐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이주열 총재가 이끄는 한은도 금융위 등 금융당국이 편치만은 않다.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책임을 금융당국이나 기재부 등 정부가 한은의 저금리 탓으로 돌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등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도상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지난달 한·중·일 금융산업협력위 주최로 열린 ‘가계부채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서 "LTV, DTI규제 완화 이후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빨리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주로 저금리 기조에 따른 시중 유동성 확대, 주택분양시장 활황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책임이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과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국토부에 있다고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한 셈이다. 물가 관리는 물론 거시경제 뿐 아니라 국내 금융 시장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해야하는 한은으로선 가계부채 급증의 원흉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보이면서 이를 타계 돌파구가 필요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관가와 업계에선 임종룡 위원장이 독주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한은과 국토부가 손을 맞잡은 데는 또다른 배경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차기 정부에서도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을 놓고 부처간 네탓 공방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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