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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차별화 필요하다

[갈팡질팡 금융정책]가계부채 차별화 필요하다

등록 2017.03.07 14:57

수정 2017.05.17 09:55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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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수요 폭증세원인 규명이 우선일자리 창출 마련자금 지원 급선무

가계부채 차별화 필요하다 기사의 사진

가계부채 폭증에 대한 우려가 극에 달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효율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당국의 최근 대책 중 금융권 이해당사자 전체를 만족시킬 만한 대안은 딱히 없어 금융당국의 역할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의 총 규모는 2015년보다 무려 11.7% 폭증한 1344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가계부채 총액은 지난 2014년 말 사상 최초로 1000조원대를 돌파했고 단 한 해 사이(2015년~2016년)에 무려 141조원이 증가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속도로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올해 말에는 1500조원대에 이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가계부채 폭증 현상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부채가 발생하는 요인이 제1금융권(시중은행)에서 비은행권인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다. 제2금융권의 대출 승인 문턱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대출 수요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린 것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고 소득이 적은 취약 차주(借主)와 한계 가구일수록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려다 쓴 경우가 많았다. 가계대출의 양적 악화는 물론 질적 악화마저도 갈수록 심화되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제2금융권에서 이뤄진 대출은 이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났지만 금융당국은 통계적 착시 효과에 사로잡혀 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결국 당국의 대응이 시의적절하지 못했던 탓에 오늘의 ‘가계부채 파국’을 맞게 됐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럼에도 당국은 여전히 근시안적인 시각에 사로잡혀 ‘대출 조이기’ 등의 정책을 내놨고 결국 당국의 어떤 정책도 가계부채 폭증세를 잡지 못했다.

최근에도 금융당국은 상호금융조합과 새마을금고 등 주요 제2금융권 내 기관에 대해서도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수요 증가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관리 대상 금융기관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다수의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단기적 시각에서 나오는 가계부채 저감 대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신중한 자세로 가계부채 폭증의 원흉이 된 ‘풍선효과’의 원인부터 면밀히 분석해 이에 맞는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부채 수요가 어느 계층에서 왜 늘어나고 있는지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응책은 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시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 연구위원은 “가장 문제가 되는 취약차주들과 한계가구가 채무를 원활히 상환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우선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이나 취·창업 지원을 성실히 제공해 이들의 소득 창출 능력을 키우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 역시 취약 차주에 대해서는 대출 승인 이전에 부채 상환 능력과 의지를 면밀히 심사해야 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관리와 지원이 필수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면서 “자체 상환이 어려운 이들은 조기 회생을 통해 상환의 기회를 다시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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