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1993년 6월7일 선포‘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삼성 초일류기업으로 이끈 원동력총수공백에 기념행사도 진행 못해
7일 삼성은 신경영선언 24주년을 맞았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7일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요약되는 신경언선언을 선포했다.
신경영선언은 삼성그룹을 초일류기업으로 이끈 원동력이다. 삼성그룹을 신경영선언 전과 후로 분류할 정도다.
이 때문에 삼성은 그동안 신경영선언 기념일을 각별히 챙겨왔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신경영선언 2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신경영선언 기념일을 앞둔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서 이후 삼성은 신경영선언일을 내부적으로 조용히 기념했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기념 방송을 송출하거나 계열사별로 간단한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도 사내 인트라넷에 ‘신경영을 이끌어 오신 회장님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이건희 회장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마저 구속되면서 신경영선언 기념일에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를 겪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날도 재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별로 각자도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차원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삼성은 올해 신경영선언일을 간단한 기념행사조차 생략하고 조용히 보내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도 사상 처음으로 총수 일가가 모두 불참한 바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신경영선언 20주년 기념행사 이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면서 이후에는 특별한 기념행사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현재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미래전략실도 해체된 상황에서 간단한 행사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이 그룹 최대 행사로 꼽혀왔던 신경언선언 기념일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자마저 경영에 손을 놓은 삼성의 현재 상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건희 회장은 장기입원으로 경영공백이 이미 3년을 넘었고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도 벌써 4개월째 접어들었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7월 말이나 8월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경영선언 기념일은 삼성에게 창립기념일에 버금가는 행사이지만 총수가 모두 공백인 상황에서 잔치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삼성으로서는 기념행사를 치르지 못하는 것보다 총수공백에 따른 장기적인 성장동력 마련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 더 뼈아프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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