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규모인 9조원으로 인수 결단한발 늦은 전장 사업에서 단숨에 앞서삼성전자와의 협력으로 시너지 가시화이부회장 공백으로 추가 M&A 힘들어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만은 이달 중순 미국 올랜도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17’에 공동 참가했다. 양사는 ‘삼성-하만 파트너 포럼’을 개최하고 양사의 시너지 전략을 공개했다.
세계 TV 시장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솔루션과 하만의 오디오·조명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영화 관람, 호텔 서비스, 사이니지(상업용 광고판)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례로 삼성의 동작감지 센서와 커튼 제어 기술, 자동온도조절 기술 등을 하만의 음성 인식형 솔루션과 결합해 호텔방을 완전히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삼성의 ‘시네마 스크린’과 하만의 JBL 스피커를 조합하면 영화관에서 관람객에게 이전에 없던 좀 더 흥분되는 경험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 두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3월에 삼성과 하만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 같은 형태의 삼성 LED 시네마 스크린을 시연한 바 있으며 이르면 7월 중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 2분기부터 하만의 실적을 올곧이 반영할 수 있다. 올 1분기에도 인수가 완료된 3월11일 이후의 실적을 포함한 바 있다.
하만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액 19억5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억7400만달러(약 198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액 72억달러, 영업이익 5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삼성이 사상 최대 규모인 약 9조원을 투자해 하만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수 당시에는 막대한 투자 규모로 인해 우려도 있었다. 이질적인 조직문화의 융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 하만은 순조롭게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만의 이사회에는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이 의장을 맡을 것을 비롯해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이상훈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도 이사로 합류했다.
또한 삼성은 하만을 삼성전자 내로 통합시키기 위한 PMI(post-merger integration)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만이 상품 개발이나 영업, 마케팅, 홍보 등에 있어서는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와 하만의 공동 프로젝트도 양사가 TF 형태의 조직을 꾸려 진행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이 부회장의 하만 인수 결단이 ‘신의 한수’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게 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여 동안 크고 작은 20여개 업체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기소 됐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지 벌써 4개월여가 흐르면서 삼성전자의 M&A 시계도 멈춰버린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삼성이 대규모 M&A를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라며 “삼성의 경영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에 정상화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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