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누구’·KT ‘기가지니’ 10만대 이상 판매증권사와 협력해 금융서비스 음성·화면으로 제공LGU+·네이버·카카오, 하반기 출시 예정포털업계, 이용자 데이터양·생활서비스 강점
한 발 빨랐던 SK텔레콤과 KT는 시장 과열 전 지배력을 다지기 위해 새 기능을 추가하고 다양한 응용서비스들이 나오도록 AI 소스를 공개하며 편의성 강화와 생태계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확보한 데이터량을 무기로 정교한 AI 스피커를 만들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둔 모양새다. 특히 보유한 여러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무기로 쓸 수 있어 시장은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혼전이 됐다.
ICT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 KT의 ‘기가지니’가 최근 각각 1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면서 AI 스피커 20만대 시대를 열었다.
출시 초반 두 제품은 기본 기능만 갖췄다. 이용자는 음성으로 일정, 날씨, 주요 뉴스,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음악을 재생할 수 있었다. 이후 기업이 제휴사를 늘리고 기능을 늘리면서 점차 AI 기반 생활서비스 플랫폼 모습을 띄게 됐다.
누구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쇼핑몰 11번가의 추천상품 소개와 음성 주문 처리가 가능해졌다. SK텔레콤이 가전사, 건설사들과 협업하면서 집안 내 사물인터넷 제어기기 역할도 하게 됐다. SK텔레콤은 또 삼성증권과 협력해 올 3분기부터 누구가 이용자 관심종목의 현재가나 상승률, 거래량 급등 종목 등을 안내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기가지니는 경쟁사들 AI 스피커들과 달리 TV와 연동돼있어 다양한 시청각 정보를 제공한다. KT가 미래에셋대우와 지난 4월 업무협약을 맺은 후 기가지니는 지난달 말부터 주가와 지수,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 정보를 TV 화면으로 제공한다. 케이뱅크 안내도 하고 있으며 오는 9월에는 퀵송금, 계좌조회 등을 집에서 음성으로 처리하게 하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두 이통사는 자사 AI 기기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자 생태계 확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말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했으며 SK텔레콤은 연내 누구의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소‧벤처기업과 일반 개발자들은 AI 스피커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 메신저, 쇼핑, 게임 등 여러 보유 서비스를 통해 쌓은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교한 개인맞춤형 AI 스피커를 준비하고 있다. 각 서비스들은 AI 스피커에서 응용서비스로 활용될 전망이다. 예컨대 카카오 AI 기기 이용자는 음성만으로 카카오헤어샵을 이용해 미용실을 예약하고 카카오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생활 속 만능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 양사의 AI 기기는 서비스 연결의 일종의 도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외에 다른 사업체들도 잇달아 뛰어들 것으로 전망돼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예정이다.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모든 기업들이 AI 기기를 만들 것”이라며 “말만으로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객들이 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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