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축소판 전략에 ‘변종 SSM’ 지적도“사실상 규제없는 작은 대형마트 생긴 셈”
업계 일각에서는 이마트의 축소판인 변종 SSM(기업형 수퍼마켓)이라며 편의점만의 고유 특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SSM은 대형 유통 그룹이 3000㎥ 이하의 직영점이나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을 일컫는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편의점 이마트위드미의 법인명을 이마트24로 교체한 이후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이라는 인식도를 높여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고 상품과 가격,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까지 편의점 사업 강화를 강조한 만큼 이마트24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이마트24의 설명이다.
이마트24는 실제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경쟁력있는 피코크, 노브랜드 전용존을 도입해 상품 차별화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상품들을 가져와 편의점 상품 경쟁의 틀을 바꾼다는 계획인데 인지도가 높은 이마트 상품들을 가져온다는 것으로 비춰볼 때 이마트24를 이마트 축소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또 하나의 작은 대형마트가 생긴 셈이다.
문제는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는 대형마트가 신규점포 출점에 대한 규제와 영업시간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 골목상권 침해 방지 차원에서 규제를 받는 반면 편의점은 이렇다 할 규제가 없다는 점이 뒷받침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2년 모범거래기준안을 통해 편의점의 도보거리 250m 이내 출점을 금지하는 등 규제방안을 내세웠지만 이마저도 2014년 백지화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편의점이 대형마트화 되면 골목상권 침해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논리대로라면 특정 이마트 상권에 이마트24가 위치했을 시 사실상 같은 대형마트가 한 상권에 2곳이나 생긴다는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 영세상인들이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개발계획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여론에 부딪히자 편의점으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른 경쟁 사업자들의 반응도 냉랭하다. 이마트가 지난 24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그대로 편의점 사업에 이식시킨다는 점은 골목상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국내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 비치된 상품들은 1인용 제품이거나 휴대가 간편해야하는 등 편의점 업계특성이 받쳐줘야한다”며 “업계에서 변종 SSM이라고 불리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도 “공정위의 규제가 백지화 됐지만 다른 편의점들은 자체적으로 점포간 거리를 250m로 두고 있다”며 “점포도 고급화시키겠다는 등 이마트24의 전략은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마트24 관계자는 “점포수가 2000개를 넘어선 만큼 이마트24 편의점을 이마트와 같은 상권에 두는 점포가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피코크나 노브랜드 등 이마트와 상품군이 같기도 하지만 이마트24만의 차별화된 상품들도 선보일 계획인 만큼 완전한 대형마트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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