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신고리 5·6호기 현장방문···1차조사 ‘순항’산업부, 에너지 분야 실국장 전면 교체···탈원전 정책 가속신재생에너지 정책협의회 개최···한전, 발전사업 허가 검토
28일 공론화위가 울산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을 직접 방문해 지역주민들을 만나서 직접 의견을 청취하는 등 국민들 의견 수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론화위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1차 전화 조사도 순항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론화위는 조사 수행업체로 선정한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을 통해 집 전화(10%), 휴대전화(90%) 혼합방법으로 조사 중이며 보름 동안 2만명의 응답을 통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재개·유보의 의견을 분류한다.
1차 조사 직후 시민참여단 500명을 선정해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본격적으로 신고리 5·6호기 문제에 대한 숙의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시민참여단은 한 달여 동안 자료집, 동영상 등 온·오프라인으로 5·6호기 건설중단과 건설재개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시민참여단은 2박 3일간 합숙 토론을 거쳐 최종 조사를 시행하며 최종 조사 날짜는 10월 15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공론화위가 탈원전과 관련해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 등 조사에 착수한 반면 산업부는 공론화위 행보와 별개로 탈원전 정책에 속도를 올리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24일 이인호 산업부 차관이 직접 나서 제1회 재생에너지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의 목적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국민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지자체·시민단체·업계·학계를 아우르는 분권형 거버넌스 구축이다. 이 차관은 “우리나라는 태양광·풍력 등을 설치할 잠재적 입지가 많기 때문에 전 국민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면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별로 지역 맞춤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 보급하는 전담기구를 설립키로 했다. 현재 전남개발공사 내 신재생추진단, 충남에너지센터·부산에너지공사 설립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진광 산업부 신재생에너지과장은 “지역 중심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서울과 제주 에너지 공사, 경기도 에너지 센터와 같이 지자체별로 지역 맞춤형 사업을 개발하고 주민 참여를 촉진하며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할 전담기구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론화위가 탈원전 정책에 관해 여론조사를 하는데 주무 부처에서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이슈화는 공론화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산업부는 에너지 분야 실·국장을 전면 교체한다. 이미 국장급 4명은 모두 바뀐 상태고 이들을 총괄할 1급 에너지자원실장 인사도 내달 중순쯤 발표 날 예정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장급 전보 인사에서 에너지자원정책관(최남호), 에너지산업정책관(박성택), 에너지신산업정책단장(김정회)을 각각 새롭게 임명했다.
산업부의 이 같은 인사는 새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에너지업계에서도 “그간 원자력·석탄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산업부 간부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지난 24일 산업부는 한국전력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전력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를 검토하는 것도 공론화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산업부가 한전의 발전사업 재진출을 허용하려는 것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리 방향을 정해놓고 공론화 결과와 상관없이 탈원전을 위한 전방위적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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