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 건설과 해체 투 트랙 지원”사우디 등 대규모 원전 수주전 공식화정부, 원전 해체산업 기술 개발 가속화
백 장관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에너지전환(탈원전) 로드맵’ 발표 후 브리핑을 갖고 “(원전수출은)신규건설과 해체산업 투 트랙으로 가야 된다”며 “리스크 관리가 충분히 되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관련 공론화위원회 결정에 대한 입장문에서 “해외 원전해체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해 건설과 해체가 담긴 백 장관의 투 트랙 전략이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 영국 등 대규모 원전 수주전 공식화
우선 백 장관은 입찰공고를 앞둔 사우디아라비아 장관과 면담을 갖고 사우디가 추진하는 상용원전 2기 도입 사업에 우리가 적극 참여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26일 백 장관은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아델 빈 무하마드 파키흐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을 면담하고 원전 수출과 관련해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현재 사우디는 국가 원자력에너지 사업으로 2030년까지 2.8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 2기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소형원자로 개발과 원전 산업 육성, 원전 규제체계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백 장관은 면담에서 한국이 40년 이상 원전건설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원전시공과 사업관리 역량을 입증해왔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예산과 공기를 준수하면서 중동 지역에 원전을 건설한 경험을 가진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설명하고 한국의 참여 의지를 표명했다.
영국 원전 수출도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현재 21조원 규모로 차세대 원자로를 건설하는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한국형 신형 원전 모델인 APR 1400도 후보 모델 가운데 하나로 포함돼 있다. 한전이 도시바의 누젠 컨소시엄 지분 60% 인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한국형 원전도 수출 후보로 포함된 것이다.
또한 체코 정부는 내년 중에 신규원전사업 입찰제안서를 발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 원전사업을 위한 기자재 공급망 구축, 현지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 등 여러 수주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은 원전 수출업계에 최악의 시나리오였는데 현실화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원전 수출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해체산업 기술 개발 가속화
정부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원전 해체 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해외 원전해체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 해체는 원전을 영구정지한 뒤 관련 시설과 부지를 철거하거나 방사성 오염을 제거하는 활동을 말한다. 원전 해체에는 즉시해체(15년 내외 소요)와 지연해체(60년 내외 소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즉시해체 방식으로 고리 1호기를 해체하면서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60~1980년대에 건설한 원전의 사용기한이 임박해 2020년 이후 해체에 들어가는 원전이 많기 때문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2015~2019년 76기가 해체되고 2020년대에는 183기가 해체될 전망이다. 2030년대와 2040년대 이후에도 각각 127기, 89기의 원전이 해체될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 기술력은 아직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 상용화 기술 58개 가운데 17개와 핵심 기술 38개 가운데 11개가 미확보 기술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상용화 기술 가운데 17개 미확보 기술은 2021년까지 모두 개발하고 11개 해체 장비도 2027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해체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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