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부터 ‘삼성’ 이름값 믿는다며 고평가 논란상장 규제변경으로 거래소 상장 특혜 의혹도‘한미사태’로 침체된 바이오株 되살리기 역할도하반기 R&D모멘텀 등 당분간 흑자기조 유지할것
상장 당시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부터 시작해 한국거래소의 특혜상장 의혹, 그리고 지난해 9월 한미약품 사태로 당시 제약바이오 업종이 전체적으로 침체돼가고 있었음에도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부터 최근까지 지난 1년여간의 파란만장한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짚어보기로 했다.
26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0일에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들어서만 주가가 139.6%, 상장 이후부터 전일까지 198.8%나 급등했다. 5년 간의 적자기업이었음에도 이 같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전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지분 91.2%보유)를 종속기업에서 제외하면서 일회성 수익 4조5436억원이 영업외 손익으로 계상돼 손실회사에서 순익을 보는 회사로 탈바꿈시켰지만 공모가 고평가 논란까지 일축시키진 못했다. 결국 공모가는 공모 희망밴드의 최상단인 13만6000원으로 결정됐고, 시가총액은 약 9조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시장의 시총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기 두달 전 한미약품의 불공정 공시논란으로 제약바이오 공모주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기까지 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개발이 아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전문업체(CMO)라며 적극 홍보에 나섰고, 몸값이 날로 치솟으면서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 우려를 어느정도 완화시키는 역할까지 했다.
하지만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최순실씨의 국정농단과 삼성의 뇌물죄를 수사하고 있는 특검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혜상장 의혹까지 손을 뻗은 것이다. 적자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관련 규정 개정으로 상장 요건을 채웠는데, 바이오사업을 중요시 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이뤄졌다는 해석이다.
실제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앞둔 2015년 11월4일 상장 규정을 개정했다. 매출액이나 이익 등이 일정 규모 이상이어야 상장이 가능하다는 기존 규정 대신 시가총액이 600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 2000억원 이상인 경우에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분식회계 논란까지 겹치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월 이와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 상장 규정 개정 전에도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이 가능했으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지속적인 권유와 국내 여론,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라며 “상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투자자금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1년 바이오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그간 적자 등으로 실적이 저조해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적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에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러한 우려도 점차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일 장 마감 공시를 통해 이번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01.6% 증가한 1275억원, 영업이익은 20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분법(244억원) 및 파생상품평가 손실(341억원) 등으로 3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날 증권가에선 당기순손실보다는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것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추정치 48억원의 영업이익을 대폭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빨랐던 2공장의 가동률 상승은 일부 고객사의 제품판매 호조에 따른 주문량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율관리와 양산능력을 입증한 삼성그룹의 진가가 바이오 의약품 수탁생산(CMO)사업에서도 발현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의 2공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으면서 생선설비 우수성을 입증함에 따라 3공장의 신규고객 유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4분기 역시 호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 역시 3분기 매출액 수준으로 예상된다”라며 “CMO는 생산 90일 후 매출로 인식되는데 3분기 가동률의 경우 2분기 가동률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 남은 연구개발(R&D)과 관련한 모멘텀도 남아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허셉틴 시밀러(SB3) 유럽 허가와 란투스 시밀러(SB9) 미국 허가, 그리고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받은 SB3의 경우 유럽 허가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 있다”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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