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 ‘혁명’ 아닌 ‘진화’ 과정 거쳐야”자발적 개혁 당부···“지배구조 개선하면 일감몰아주기 안봐”“다스 소유주 문제 검찰 몫···공정위는 경제 집중”
김 위원장은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대기업집단, 공정경제 기반, 중장기 성장잠재력, 소비자, 국민 신뢰 등 다섯 가지 2018년 중점 업무 추진 사항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력 남용을 억제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야 한다”며 “경영권을 편법으로 승계하고 중소기업의 거래기반을 훼손하는 일감 몰아주기를 이제는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바람직한 기업의 모습을 기업 스스로가 제일 잘 알 것”이라며 “우선 재벌들에게 스스로의 지배구조와 관행들을 돌아보고 우리 사회와 시장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는 자구책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 혼자 힘만으로는 재벌개혁이 이뤄지는데 한계가 있다”며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여러 수단이 필요하다. 타부처와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재벌들의 자발적인 해소 노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2일 ‘뉴스1’이 보도한 김상조 위원장의 ‘신년인터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율적인 노력이 진행 중인 기업은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가 결국 지배구조 쪽에서 나오는 문제인데 그런 것들을 자발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 (일감몰아주기) 조사 우선 순위가 뒤쪽에 가 있는 그룹들 같은 경우에는 굳이 조사에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조사에 들어간) 하림, 대림, 미래에셋 등 3곳을 포함해서 새로 조사에 들어갈 그룹이 두자릿수로 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조사 대상을 많이 제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사실 어디까지가 조사의 대상이냐는 객관적 기준, 선험적 기준이 있을 수 없는 문제”라며 “결국 법으로 확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사회, 또는 기업의 인식이 좀 바뀌어 갔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벌 그룹의 총수 일가라면 그룹의 코어 컴퍼니(core company), 핵심 회사의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책임경영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자기가 (경영수업 삼아) 다른 사업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한다면 계열 분리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해야 할 몫”이라며 “경제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강제 조사권도 없는 공정위가 들어가서 ‘다스 주인이 누군지’ 밝히기는 어렵고 이미 검찰이 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무리 우리 사회에서 정치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하는 사안이라도 공정위는 경제사안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신년사를 통해 중소업체 혁신 성장을 위한 공정경제 기반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거래조건 협상부터 계약이행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협상력을 강화하고 대형 유통업체, 가맹본부 등에 대응하기 위한 단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여있는 물은 부패하기 마련인 것처럼 경제주체간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기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경제 전체도 발전이 있다”고 말하며 공정경제가 이뤄져야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 지향적 정책도 내년 주안점으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소비자안전 관련 사건이 연달아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안전 관련 사건에 대해 긴급히 대응하는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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