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관계서 확고한 조력 관계로趙-魏 “재분열은 곧 공멸” 위기의식 공유튼실한 CEO 승계 프로그램도 화합 한몫
전임 신한은행장과 신한카드 사장이었던 조용병 회장과 위성호 은행장은 지난해 2월 초 나란히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오는 3월 말이면 나란히 정식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조 회장과 위 행장은 원래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던 사이였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의 후임을 놓고 한 차례 경쟁했고 지난해에는 한동우 전 회장의 뒤를 잇는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또 다시 맞붙었다.
1차 경쟁이던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는 위 행장이 불리한 위치에 서 있었다. 2010년 ‘신한 사태’ 이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불미스럽게 물러났고 그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던 상황에서 위 행장이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CEO 선임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2차 경쟁에서는 안정적 조직 운영 성과를 앞세운 조 회장과 탁월한 경영 수완으로 신한카드를 카드업계 1위 자리로 이끈 위 행장의 정면 대결이 점쳐졌다. 그러나 위 행장이 돌연 “조 회장을 밀어주겠다”며 회장 후보에서 물러나며 조 회장이 회장 자리에 앉았다.
당시 위 행장은 “일은 시스템에 맞춰서 하는 것”이라면서 “조 회장을 잘 도우면서 일함으로써 경영진 사이에 마찰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다”며 안팎의 불화설 우려를 스스로 잠재웠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여전히 의심했다.
무엇보다 위 행장처럼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이들이 여전히 신한금융 안팎에 건재했던 탓에 이른바 친(親)라응찬계-중립계-비(非)라응찬계의 상호 대립이 또 격화될 경우 언젠가는 분열이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1년 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에도 불화의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업무 과정에서 으레 드러날 수 있는 의견 충돌이나 분쟁이 전혀 없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경영진의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 치러지는 각종 행사에서도 두 사람은 늘 웃으며 의기투합을 과시하고 있다.
불안함으로 시작했던 신한금융 CEO 투톱이 이처럼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주는 비결로는 조 회장의 포용력과 위 행장의 양보가 서로 빛을 발하고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있다.
또 신한금융그룹이 신한 사태의 진화 직후인 2011년부터 지배구조 개선, CEO 승계 프로그램 확립, 후계자 양성 과정 등을 착실히 준비해온 덕에 회장과 자회사 CEO 선임 이후에도 큰 분열 없이 경영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8년 전과 같은 대대적 분쟁이 일어날 경우 금융권 안팎에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는 것을 조 회장과 위 행장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순리에 맞게 조 회장이 위 행장을 보듬어 주고 위 행장은 조 회장에게 조력하는 관계로 성장한 셈이다.
여기에 조 회장과 위 행장의 찰떡 팀워크에 기반을 마련해준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고문도 빼놓지 말아야 할 인물이다. 신한 사태 직후 회장직에 올랐던 한 고문은 “다시는 불행한 분열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하나의 신한’ 정신을 늘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조 회장이 핵심 경영 전략으로 강조하던 ‘원신한’ 전략은 한 고문이 회장 재임 시절부터 강조했던 것”이라며 “그만큼 경영진의 화합을 위해 한 고문이 막후에서 노력을 해왔고 그 노력이 현재도 유효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